▶ 공사비 잔액 4만달러?...23만달러 어디로, 무면허업체 공사·공사대금 제3자가 체크캐싱
▶ 박병호 이사장 “32대 회장 당선 취소할 수 있어”
18일 32대 SF한인회 인수위가 SF한인회관 공사와 관련된 재정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순란 김진덕정경식재단 이사장, 김한일 32대 회장, 김지수·박연숙 인수위원장
SF한인회관 공사를 둘러싼 재정 의혹이 제기됐다. 제32대 SF한인회 인수위원회(위원장 김지수, 박연숙)는 18일 포스터시티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심스러운 사항을 언론에 공개했다.
▲23만달러 어디로
김한일 32대 회장은 “재정 관련 서류를 요청해도 곽정연 31대 회장은 ‘나를 믿어달라, 나는 정직하다’고만 수십차례 답할 뿐 요청 자료를 주지 않는다”면서 “23만달러(윈도우 레이버비 10만달러+원도우 자재값 8만달러+황규빈 회장 기부금 10만달러+골프대회 후원금 3만달러+김진덕정경식재단서 지급한 공사비 잔액 3만달러 - 파라마운트건축에 공사비 6만5천달러-남은 잔액 4만4천달러)가 있어야 맞는데, 곽 회장은 현재 은행계좌에 남은 잔액이 4만4천달러밖에 없다고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32대 회장은 “23만달러가 어디로 갔는지 (곽 회장이) 밝히지 않는다”면서 “한인회 은행계좌도 2개라고 했다가 3개라고 했다가 (곽 회장) 말이 왔다갔다 하고, 곽 회장이 이에 대한 질문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회관 명의를 현 회장 소유로
이날 회견에서 31대 한인회가 ‘회관의 재산 소유 명의는 현 한인회장, 회관관리위원장 명의로 등재되어야 한다’(정관 17조 2항)는 조항을 지난 8월 슬쩍 집어넣은 것도 밝혀졌다. 올 5월경 ‘곽정연 회장이 회관관리위원장이 됐다’는 소문이 널리 퍼져 본보가 곽 회장에게 확인했을 때 ‘누가 그런 말을 하느냐’고 역정을 낸 바 있다. 11월 19일 현재 SF한인회 웹사이트에는 토마스 김 회장(2016년) 때 개정한 정관만 게시돼 있을 뿐, 곽정연 회장 때 수시로 바꾼 정관은 한번도 게시되지 않았다.
회관의 재산 소유 명의는 현 한인회장, 회관관리위원장 명의로 등재돼야 한다는 정관 17조 2항. 이 조항은 지난 8월 정관에 끼어넣었다가 문제가 되자 삭제했다.
▲박병호 이사장에 3천달러 체크 발행?
인수위는 곽 회장이 에드워드 박(Edward Buck)한테 지붕공사비(Roof KACCSF) 명목으로 3천달러 체크가 2020년 9월 27일 발행되고, 그해 10월 7일 박병호 이사장이 이를 찾아간 것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KACCSF는 SF한인회 영어명 약자이다.
▲무면허 업체와 공사...공사대금 제3자가 체크캐싱
인수위는 곽정연 31대 회장이 2020년 10월 14일 한인회관 보수를 위해 EBS컨스트럭션(이하 EBS) 업체와 맺은 계약을 문제 삼았다. 일단 EBS가 라이센스, 보험도 없는 무면허 업체인데다가, 한인회관 공사가 2021년 2월 16일 시작됐는데도 EBS로 2021년 1월 13일부터 3차례 공사대금이 지불되고, 2023년 2월 16일 3차례 ATM에서 9천달러를 현금화해 홈디포로 지급한 정황도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EBS와의 계약서에는 페인트비용이 포함된 5만5천달러로 돼 있었으나, 이후 EBS에 추가로 페인트비용 등을 지급해 총 공사비가 8만6천달러로 늘어난 점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인수위는 한인회관 공사가 본격 시작되자 EBS가 한 공사는 모두 뜯겨나갔다며 더욱이 곽 회장이 EBS 공사대금을 업체 이름으로 체크를 발행하지 않고, 개개인에게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씨(5천달러, 2020년 11월 2일), 한씨(5천달러, 2020년 11월 8일), 권씨(3천달러, 2020년 11월 8일)에게 발행한 체크가 모두 동 유(Dong Yoo)라는 사람이 서니베일 리쿼스토어에서 체크캐싱한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SF한인회가 한인회관 공사를 위해 EBS Construction과 맺은 계약서. 이 계약서에는 면허번호와 보험, 주소 등 회사와 관련된 내용이 기입돼 있지 않다.
김지수 인수위원장은 “EBS가 2005년 가주 총무처에 회사 등록을 시도한 서류를 찾아냈지만, EBS 등록 주소지(3327 El Camino Real, Santa Clara)를 구글로 검색해보면 타로점 손금보는 집으로 나온다”면서 “EBS의 모리스 리가 면허를 갖고 있다가 갱신하지 못한 것이라고 곽정연 회장이 주장하지만 CSLB(Contractors State License Board)에 EBS 모리스 리가 면허를 갖고 있었다는 기록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곽정연 회장이 EBS 공사대금으로 개개인에게 발행한 체크가 모두 서니베일 리쿼스토어에서 동 유(Dong Yoo)라는 이름으로 체크캐싱됐다.
김 위원장은 "IRS 웹사이트에 보면 SF한인회가 2020년부터 세금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돼 있다"면서 "곽정연 회장이 존재하지도 않는 EBS에 페이하면서 개인별로 발행한 체크로 인해 세금보고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인수위원장은 “지난 8월에도 워커스컴(Workers Compensation 종업원 상해보험)이 없는 ‘웰빙 빌더스’라는 업체가 공사를 했고, 여기서도 개인에게 발행한 체크가 서니베일 리쿼스토어에서 똑같이 체크캐싱됐다”면서 “재공사해야 되는 부분도 많고, 더이상 무면허업체에서 공사가 진행되지 않도록 신임회장이 조속히 공사를 맡아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https://apps.irs.gov/app/eos/detailsPage?ein=943075783&name=Korean%20American%20Community%20Center&city=San%20Francisco&state=CA&countryAbbr=US&dba=&type=CHARITIES,%20COPYOFRETURNS&orgTags=CHARITIES&orgTags=COPYOFRETURNS
김 위원장은 “그러나 곽정연 31대 회장이 12월말까지 임기를 마치겠다며 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은행잔고가 4만달러 남았다고 하는데, 황규빈 회장한테 기부받은 돈이 어디에 있는지, 공개를 하지 않아 알 수 없다”면서 “현재 한인공사를 맡고 있는 파라마운트 건축이 받아야 할 공사대금도 수십만달러가 넘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무면허 공사업체가 공사한 것이 적발되면 업체가 공사대금, 자재비를 토해내야 한다. (EBS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을 고려중이고, 돈이 이상하게 흘러간 정황을 보면 검찰에 고발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면서 “지금은 31대 회계가 불투명해서 자료를 요청한 상태고, 요청한 자료가 오면 검토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병호 이사장은 1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은행잔고가 얼마 남아있는지는 모른다. 곽 회장이 알고 있다. ▲현 회장 소유로 명의를 변경한 정관 조항이었으나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삭제했다. ▲2019년 SF시로부터 지붕공사비로 8만5천달러를 받았을 때 에드워드 박(박병호 이사장 아들)이 펀드 디렉터(펀드기획서 작성부터 입찰 등 전체 진행)로 일했다. 펀드 디렉터에게 매달 돈을 지불하라는 것이 SF시의 조건 중 하나였는데, 공사비도 빠듯한데 매달 돈을 지불할 수 없어 한번에 3천달러를 지불한 것이다. ▲EBS가 라이센스가 있었는데, 동생(모리스 리)이 죽어서 다시 갱신이 하지 못한 것이다. EBS측에서 개개인에게 체크를 발행해달라고 해서 발행해준 것이고, 그 사람들이 체크캐싱한 것은 우리가 상관할 바 아니다 ▲세금보고는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인수위가 당선증을 받자마자 32대 회장 임기가 시작됐다고 하는 것은 궤변이자 불법”이라면서 “인수위가 31대 회장 임기 연장이 불법이라고 주장하면 32대 회장이 당선증을 받은 것도 불법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시행세칙에도 31대 회장 임기는 12월말로 명시돼 있다”면서 “인수위가 이런 식으로 나가면 조만간 이사회에서 논의해 32대 회장 당선증을 무효화하고 당선을 취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곽정연 회장은 20일 본보와 통화에서 ▲은행잔고는 4만4천달러 남아있다. 파라마운트 건축에 줄 공사대금은 28만달러(키친 작업 등으로 더 추가될 수 있음)가 남아있다. ▲회관 명의 소유를 현 회장으로 한다는 것은 주정부에 명의 등록(Statements of Information)을 말하는 것이었다. Owner of Deed(등기서류)와 다른 것이다. ▲세금보고는 2020년, 2021년 했다고 말했다.
곽 회장은 "김한일 대표가 한인회 CPA와 IRS Audit accountant, 총영사관 재정 감사를 한 CPA가 재정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존중해줘야 한다. 김한일 대표가 당선증 발부 그 다음주부터 주기로 했던 30만달러(김진덕정경식재단에서 기부하기로 한 100만달러 중 남은 금액)를 풀어주기로 했는데, 재정에 큰 잘못이라도 있는 양 의심이 들게 하는 광고를 하고 있다"면서 "아무런 동의도 구하지 않고 당선증을 준 다음날부터 32대 회장 임기 시작이라고 멋대로 언론에 공고를 내는 것은 약속이행은커녕 뒤통수를 치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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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