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을 반복적으로 많이 사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손목을 많이 사용하면 손목터널(수근관)에 염증이 생기거나 근육 또는 인대가 붓게 되는데, 이때 정중신경을 압박하면서 발생한다. 주증상은 손바닥ㆍ손가락ㆍ손목 통증, 저림, 감각 이상 등이다. 특히 증상이 심할 경우 손이 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엄지 근육이 위축돼 납작하게 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모두 16만9,384명이다. 2016년 17만4,763명, 2017년 18만920명, 2018년 17만9,177명, 2019년 17만7,066명, 2020년 16만6,094명으로 2017년을 정점으로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하루 464명 정도가 병원을 찾는다. 여성이 남성보다 3배 정도 많고, 40~60대에서 주로 발생한다.
김재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최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는 직장인, 자녀 양육과 가사 노동을 많이 하는 주부들에게서 손목터널증후군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신경조직이 손상돼 만성화되거나 근육 위축이 진행되면 운동 기능 장애로까지 발전할 수 있는 만큼 조기 치료와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손목터널증후군은 하루 아침에 나타나지 않는다. 손을 많이 쓰는 작업을 한 후 손이나 손목에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나타나면 의심할 수 있다.
진단하려면 기본적으로 신경 타진 검사, 수근 굴곡 검사, 정중신경 압박 검사를 진행한다. 좀 더 정확한 손상 부위를 알아보기 위해 방사선 검사나 근전도, 신경전도 검사를 시행해 확진할 수 있다.
보전적인 치료로 손목 보조기 착용, 소염제 복용이나 수근관 내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해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재발 확률이 높다. 보전적인 치료에 효과가 없는 경우 수술이 시행된다.
김재민 교수는 “기존 피부 절개가 없는 손목터널증후군 수술은 횡수근 인대를 잘라줘 수근관을 넓혀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피부부터 아래까지 특수 제작된 후크 나이프(Hook knife) 같은 굵은 도구로 절제해야 해 그 과정에서 주변 신경이나 혈관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기존 수술법이나 내시경 수술법과 달리 절개 없이 국소마취만으로 안전하고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는 초미세침습인대절제술이 도입됐다.
초미세침습인대절제술은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 이미 수천 건 이상 시행되는 등 환자 회복이 빠르고 즉각적이며 지속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절개 스마트인대절제술로도 부른다.
김재민 교수는 “최근 초음파 장비와 수술 기구 발전으로 예전에는 절개가 필요했던 수술이나 시술도 절개를 최소화하거나 아예 절개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라며 “초미세침습인대절제술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치료법”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그 동안 절개에 대한 두려움으로 수술을 미루고 상태를 악화시키는 안타까운 사례가 많았는데 초미세침습인대절제술은 수술 후 흉터가 없고 1~2일 정도면 바로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해 손목터널증후군 치료에서 수술에 대한 환자들의 두려움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잘못된 자세를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 비교적 증세가 가벼운 경우 무리한 손목 사용을 자제한다.
초기 소염제 복용이나 수근관 내 스테로이드 주사 등 치료에도 계속 아프거나 증상이 심하고 3개월 이상 지속하거나, 엄지손가락과 다른 손가락이 계속 무감각하고 무지구(엄지손가락 근육 부위)의 근육 위축이 있으면 수술하는 것이 좋다.
김재민 교수는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이 낮은 자세로 작업하는 데서 대부분 문제가 생기므로 컴퓨터 작업을 할 때도 손목과 손가락을 피아노를 치듯 평형을 유지한 상태에서 하는 것이 좋다”며 “손이나 손목에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나타나는 등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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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