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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피의 보복’...우크라에 미사일 75발 날려

2022-10-1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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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림대교 폭발 이틀만에...푸틴, 보복공격 인정 “키이우에서만 5명 사망하고 12명 부상”

▶ 우크라 ‘복수’ 공언...일촉즉발 전운 고조

푸틴 ‘피의 보복’...우크라에 미사일 75발 날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등 여러곳이 10일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후 키이우의 한 주거빌딩이 초토화된 가운데 구조대원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로이터>

러시아가 '푸틴의 자존심' 크림대교 폭발의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한 이후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키예프) 중심부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도시 곳곳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도시 곳곳에 발생한 미사일 공습이 이틀 전 발생한 크림대교 폭발 사고에 대한 보복 공격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또, 우크라이나 측이 크림대교 폭발 사고와 유사한 일을 또 저지르면 더 가혹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국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오늘 아침 국방부의 조언과 참모장의 계획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에너지·통신 시설 및 군사지휘 시설 등을 고정밀 장거리 무기를 사용해 타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크림대교 폭발은 우크라 특수부대가 배후인 테러 행위"라면서 "우리 영토에서 이런 일들이 계속된다면 러시아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우크라이나가 자국 내 쿠르스크 원전에 3차례 공격을 가했고 러시아에서 흑해 해저를 통해 터키로 이어지는 튀르크스트림 가스관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AFP·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5분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미사일 공습으로 큰 폭발이 최소 10차례 일어나 사상자가 다수 나왔다.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중부 드니프로, 제2도시인 북동부 하르키우 등 다른 주요 도시에도 공격이 감행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공습 사이렌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미사일 타격이 있고, 불행히도 사상자들이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를 파괴하고 완전히 말살하려 하고 있다"라며 "자포리자의 집에서 잠 자고 있던 우리 국민을 죽이고, 드니프로와 키이우에서 출근한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고 러시아를 맹비난했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키이우 공습으로 적어도 5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공개한 영상 연설에서도 "그들은 두 개의 목표물을 겨냥했다. 그들은 공포와 혼란을 원하고, 우리의 에너지 시설을 파괴하길 원한다. 두 번째 목표물은 사람들이었다"고 분노를 표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가 공격 시점을 사람들이 출근을 시작하는 월요일 러시아워로 잡아 피해 극대화를 노렸으며, 이란산 공격용 드론을 활용한 공격까지 감행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출근시간대에 미사일 75발이 우크라이나 영토로 날아왔고 이 중 41발을 격추했으며, 8개 지역의 중대 기반시설 11곳이 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했다.

키이우에서 목격자들은 미사일 날아오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 폭발음이 수 차례 들렸으며 폭발음이 들리기 한시간여 전에 공습 경보가 울렸다고 전했다.

역시 폭발이 일어난 서부 르비우주의 막심 코지츠키 주지사는 "오전에 르비우주의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공습이 있었다"고 밝히면서 주민들에게 실내에 머물라고 당부했다.

폭격을 받은 키이우의 셰우첸코 지구는 우크라이나 정부 청사 등이 자리한 유서깊은 지역이다.

우크라이나측은 이번 공습과 관련, 러시아를 맹비난하며 '복수'를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페이스북 페이지에 "사람들 사이에서 희생과 파괴가 있었다"라며 "적들은 우리 땅에 몰고온 고통과 죽음에 대해 벌을 받을 것이다. 우리는 복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번 공습에 대해 "이것은 러시아 문제가 무력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문명세계에 보내는 또다른 신호"라고 말했다.

키이우가 공격을 받은 것은 지난 8일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가 폭발로 일부 붕괴한 지 이틀 만이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크림대교 건설에 나서 2018년 5월 교량을 개통했다.

크림대교는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반도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을 러시아 본토와 잇는 보급로라는 현실적인 중요성 외에도 푸틴 대통령에게는 개인적으로 힘과 자존심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8∼9일 밤 사이에는 자포리자 민간 거주 지역에 6차례 미사일이 떨어져 10여 명이 사망했다.

키이우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은 70여일 만이다.

러시아는 지난 7월 28일 키이우를 미사일로 폭격했다. 당시 러시아는 키이우 지역 비시고로드의 기반시설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도시 곳곳을 폭격했다.

한편 이날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러시아의 벨고로드 지역에서도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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