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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에 부는 Y2K 바람… “20년 전 팬들이 이젠 제작자로”

2022-10-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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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반과 음원, 뮤직비디오와 무대 의상 등에 1990∼2000년대 감성 녹여

▶ 당시 팬덤이 가요계 제작자와 구매력 갖춘 소비층으로 성장해 트렌드 견인

가요계에 부는 Y2K 바람… “20년 전 팬들이 이젠 제작자로”

뉴진스 [어도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가요계에 이른바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 감성을 일컫는 'Y2K' 감성이 두드러지고 있다.

3일(이하 한국시간) 가요계에 따르면 시우민, 엑소, 아이브, 뉴진스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Y2K 감성을 자신들의 콘텐츠에 녹여냈다.

이전의 가요계의 복고 감성이 1970년대와 1980년대 사이 유행한 디스코 장르의 음악과 의상을 의미했다면 최근 가요계의 복고는 1990년대∼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트렌드를 뜻한다.


엑소의 시우민은 지난달 26일 솔로 데뷔 음반 '브랜드 뉴'(Brand New)를 발매하며 1990∼2000년대 초반의 음악 감성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Y2K 시대의 음악은 마음으로 듣는 느낌"이라며 당시 감성을 데뷔 음반에 담은 배경을 설명했다.

걸그룹 트와이스도 얼마 전 공개한 미니음반 '비트윈 원앤투'(BETWEEN 1&2)의 타이틀곡 '톡 댓 톡'(Talk that Talk)의 뮤직비디오에서 Y2K 영상미를 선보였다.

뮤직비디오는 과거 방송사가 정규방송 전후로 내보냈던 TV 화면조정 화면과 유사한 화면으로 시작한다.

영상 속 트와이스 멤버들은 2000년대 초반의 향수를 자극하는 세트를 배경으로 안무를 선보인다.

아이브는 지난달 내놓은 신곡 '애프터 라이크'(After LIKE)의 뮤직비디오와 무대 의상 등을 통해 2000년대 감성을 되살렸다.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아이브의 이번 노래는 MZ세대와 X세대를 아우르는 연결 고리 같은 음악"이라고 신곡을 설명했다.


'애프터 라이크'는 써클차트 기준으로 110만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흥행했다.

뉴진스는 데뷔 음반 '뉴 진스'(New Jeans)의 음반 구성부터 음원까지 복고풍으로 차별화했다.

CD플레이어를 연상케 하는 파우치백 형태의 한정판 음반과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S.E.S.를 떠올리게 하는 음악은 팬들의 복고풍 감성을 정조준해 이례적인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뉴 진스'는 발매 후 일주일 동안 31만1천271장 판매된 것으로 집계돼 역대 걸그룹 데뷔 음반 중 발매 첫 주 판매량 최고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처럼 가요계에 신(新) 복고풍 트렌드가 부는 이유로는 1990년대와 2000년대 팬덤을 구성했던 세대가 가요계의 제작자와 주요 소비층으로 성장한 것이 꼽힌다.

실제로 뉴진스의 오디션부터 데뷔까지 제작 전반을 총괄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자신의 옛 기억을 현대적인 감수성으로 탈바꿈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1979년생인 그는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어린 시절에 CDP(CD플레이어)를 항상 들고 다녔는데 마땅히 맘에 드는 사이즈의 가방이 없어 예쁜 파우치를 많이 찾았다. 그때 기억으로 음반을 가방으로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뉴 진스'의 독특한 음반 구성의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현재 가요계 트렌드는 가요계 제작자들과 그들이 목표로 하는 대중들의 연령대를 엿볼 좋은 기회"라고 분석했다.

그는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 당시 팬덤을 구성했던 세대들이 가요계에서 결정권을 가지는 위치에 올랐고, 또 당시 10대들이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로 성장한 것이 맞아떨어져서 복고풍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다"고 짚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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