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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장사 허탕...얼마나 버틸지 모르겠어요”

2022-09-08 (목)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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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데믹 타격서 회복 못한 식당들 ‘울상’

▶ 판매세 수입 감소 등에 도심경제 휘청

"평일 점심시간대 테이블이 너무 비어 있어요. 앞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팬데믹 이전보다 매출이 60% 줄었다고 밝힌 산호세 다운타운의 레스토랑 '차이나 웍'을 38년째 운영하는 제니 당씨의 말이이다.

토론토대학이 올해 3~5월 휴대폰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미 주요 도시 중심가에 몰린 사람수를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SF, 오클랜드, 산호세는 다른 대도시보다 팬데믹 이전 회복이 훨씬 뒤쳐져 있다. 샌디에고는 팬데믹 이전 수준의 약 90%를 회복했고, 플로리다주 탬파는 85%, 호놀룰루 84%, 새크라멘토 80%, 뉴욕은 78%에 달했으나 산호세는 50%, 오클랜드는 46%, SF는 31% 수준이라 팬데믹 이전의 도심 활기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베이커스필드는 117%, 프레즈노는 108% 회복률을 보였고, LA는 61% 회복 수준이다.


베이지역 카운슬의 CEO인 짐 운더맨은 "원격근무제가 베이지역 경제에 특히 큰 타격을 주었다"면서 "이로 인해 도심이 텅 비었고, 경제적 의미를 바꿨다"고 말했다.

산호세서 18년째 세탁업을 하는 엔젤 트랜씨는 "수입이 팬데믹 이전보다 약 50% 감소했다"면서 "경쟁업체들이 문을 닫으면서 신규 고객이 생겼지만, 기존 고객들의 세탁물이 줄어들었다"고 답했다.

데릭 시버 산호세상공회의소 회장은 "산호세는 사무실 근로자, 비즈니스 출장객, 컨벤센 및 대규모 행사 방문객들이 많은 곳이라 이들에게서 얻는 수입이 많았지만 팬데믹 후에는 현저히 줄었다"면서 "팬데믹 이전인 2019년도 회계연도에는 산호세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18개 이벤트에 88만2천명이 참석했지만 올해 6월에 끝나는 회계연도에는 2019년의 1/3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산호세시 판매세 수입도 팬데믹 이전의 35% 수준이다.

레이크메릿-업타운과 오클랜드다운타운 경제특구의 회장인 스티브 스나이더는 "우리는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지역 중 원격근무 일자리 비율이 가장 높은 SF는 산호세와 오클랜드보다 타격이 더 크다. 도심에 모이는 비율이 팬데믹 이전의 31% 수준밖에 되질 않기 때문이다. SF시 데이터에 따르면 사무실 공간에 대한 수요 감소와 임대료 인하로 현재 임대료가 팬데믹 초기보다 14% 낮다. 팬데믹이 시작된 후 SF인구는 7% 감소했고 아파트 임대료도 9% 하락(아파트먼트 리스트 데이터)했다.

베이지역 각 도시 정부들은 기업들이 근로자들의 사무실 복귀를 장려하길 원하고 있다. 운더맨은 "각 도시 정부들이 다운타운 기업이나 상점에게서 얻게 되는 판매세, 사용세(Use Tax), Gross Receipts Tax(원천에 상관없이 기업의 모든 Gross Revenues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 , 페이롤택스 등의 수입이 감소했다"면서 원격근무가 감소하지 않을 경우 문제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버도 재택근무가 장기화될 경우 산호세 경제는 재조정될 것이라며 우리가 겪을 고통이 상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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