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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U 성추행, 차별 등 만연…솜방망이 조치

2022-08-06 (토)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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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2021년 54명 사례 밝혀져

▶ 사임 후 캠퍼스, 대학 옮겨 교편 이어가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CSU) 12개 캠퍼스에서 교직원과 코치, 비관리직(non-management) 직원 54명이 성적 부정행위와 차별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사임 후 다른 캠퍼스로 교편을 잡는 등 경미한 조치가 취해졌다.

대학측이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1년 사이 12개 캠퍼스에서 교직원과 코치, 기타 비관리 직원 54명이 성관계 요청, 원치 않는 스킨십과 키스, 성별과 인종에 따른 차별 등이 포함된 성적 부정행위와 차별을 저질렀다. 이들 중에는 교수나 조교수 등 학술적 직함을 가진 38명이 포함됐으며, 6명은 2개 이상의 혐의를 가지고 있다.

이달 말에는 다른 5개 캠퍼스에서 피해 사례에 관해 발표될 예정이며, 나머지 6개 캠퍼스에는 성적 부정행위 등에 대한 기록이 없다고 대학측은 밝혔다.


공개된 기록에 따르면 한 교수는 대학내 성희롱 등을 저질러 해당 캠퍼스에서 사임한 후 다른 캠퍼스에서 교편을 잡았다. 다른 교수는 학생 2명과 불순한 관계를 가진 것이 밝혀지면서 SF주립대가 해고하기로 결정하자 사임했다. 해당 교수는 현재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다른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성적 부정행위 등을 저지른 직원 중 30명은 대다수가 조사 중 사임했고 일부는 해고당했으며 교편을 다시 잡지 않거나 은퇴했다. 그 외에 다른 사례들은 수주 혹은 학기동안 직무가 중단되거나 상담을 받는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이같은 정보는 최근 국내 최대 4년제 공립대학인 CSU 23개 캠퍼스에서 성범죄 민원을 어떻게 처리하고 징계했는지에 대해 논란이 일면서 사례들에 대한 요약본이 공개된 것이다. 교육 비영리기관인 ‘에드소스’(EdSource)는 당초 지난 5월 모든 성범죄 관련 사건에 대한 기록을 공개할 것을 요청했으나 대학측은 최대 1년이 걸릴 수 있다며 요약본을 제공하기로 했다.

해당 정보가 발표되기 6개월 전 조셉 캐스트로 CSU총장(chancellor)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직원의 성추행 혐의를 알고도 제대로 징계하지 않은 것이 밝혀지자 사임한 바 있다. 캐스트로는 2020년 프레즈노 주립대 캠퍼스 총장으로 재임 당시 부하이자 친구인 프랭크 라마가 한 직원을 성추행한 사실이 밝혀지자 사임 대신 다른 일자리를 위한 추천서를 써주는 등 제대로 징계하지 않았다. 이같은 사실을 공개되자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캐스트로의 퇴출을 요구했고 CSU측은 대학 시스템 전체적으로 성추행 등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실시했다.

CSU측은 올해 초에도 관리직 직원들에 대한 성적 부정행위 관련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내용 중에는 치코 주립대 교수가 학생 성추행 혐의로 징계받기 전 사임하고 현재는 칼스테이트 이스트베이 캠퍼스에서 교편을 잡고 현재까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 등이 밝혀졌다.

CSU 총장실 대변인은 “발표된 각 사건은 위법 행위나 정책 위반 사실이 확인된 후 각 캠퍼스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필요한 절차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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