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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느니 차라리 퇴사” ...시애틀시 사무실 복귀 방침에 고민하는 직원 많아

2022-07-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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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애틀직원 23%는 ‘퇴사 고려’, 31% ‘가능성도’

“출근하느니 차라리 퇴사” ...시애틀시 사무실 복귀 방침에 고민하는 직원 많아

시애틀 한국일보

코로나 팬데믹이 엔데믹 국면으로 전환되며 워싱턴주내 기업들도 속속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사무실 근무를 시작하고 있는 가운데 시애틀시가 사무실 복귀 방침을 두고 직원들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시는 행정 정상화를 통해 시민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사무실 근무가 필요하다는 주장인 반면 일부 직원들은 사무실로 돌아오느니 퇴사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시애틀시에 따르면 브루스 해럴 시장은 지난 달 13일 시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올해 말까지 적어도 직원들이 주 2회 이상 사무실이나 현장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장기적 재택/하이브리드 근무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시는 지난 3월 16일부터 재택근무중이던 직원들에 대해 사무실 복귀 방침을 결정했다.

시애틀시 직원은 전체 1만3,000여명가량으로 이 가운데 35%가 재택근무 중이었다. 시에 따르면 3월 복귀 조치 이후 전체 직원의 18%에 달하는 2,300명이 적어도 주 2회 사무실 근무를 시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여전히 다수의 직원들은 재택근무 중이며 이들은 해럴 시장의 사무실 복귀 지침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애틀시 직원노조에 따르면 현재 재택근무 중인 직원은 1,300여명이며 일주일에 1차례 이상 출근하는 직원은 1,000여명이다.

최근 노조가 실시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3%가“시의 사무실 복귀 계획 때문에 일을 그만둘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31%는“퇴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시직원노조 PROTEC17 쇼마리 앤더슨은 “해럴시장의 제안은 직원들과 가족들에게 코로나 감염위험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다운타운의 잠재적인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앤더슨은 또 “재택근무가 가능해지면서 교외의 저렴한 곳으로 이사한 직원들은 다시 장거리 출퇴근을 해야 일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사무실 근무 방침에 반발하는 직원들은 “지난 2년 동안 직원들이 사무실 자리를 비웠지만 모든 지표는 우리가 일을 잘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재택근무가 실제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시는 시행정 정상화를 위해 사무실 근무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해럴 시장은 이메일에서 “직접 사무실에 나와 일을 하는 것은 협업과 소통, 관계 재건을 강화해 하나의 시애틀을 건설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열쇠”라며 “시는 시민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럴은 특히 “재택근무는 시 전체 직원의 3분의 1가량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시가 사무실 복귀에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에 대해 시애틀 재계가 다운타운 경기 활성화를 위해 시애틀시에 압력을 가하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시직원노조 PROTEC17 캐런 에스테베닌 이사는 “시애틀 재계 인사들은 시 직원들이 사무실 근무를 하면 다시 점심시간에 거리에 나와서 걷고, 샌드위치를 사먹으면서 경기가 활성화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재계도 해럴 시장의 사무실 복귀 제안에 환영의사를 표했다.

존 스콜스 다운타운시애틀협회 CEO는 “시애틀시는 다운타운의 가장 큰 고용주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지역경제에 정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다만 시애틀시에 압력을 가했다는 사실은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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