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사단 사적지 지정 3차 공청회를 촉구한다
2022-07-15 (금)
미주 한인 선조들의 독립정신 함양과 활동의 산실이었던 LA의 흥사단 옛 단소 건물의 시 사적지 지정 절차가 지지부진해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USC 인근의 이 건물 및 부지가 한 개발회사에 매각돼 철거될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이 지난해 알려진 후 한인사회의 노력으로 개발을 막기 위한 LA시 사적지 지정 운동이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작년 11월 2차 공청회까지 마친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이후 8개월여가 지나도록 다음 수순인 3차 공청회가 일정도 잡히지 않은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사우스 카탈리나 스트릿에 위치한 2층 주택건물은 흥사단이 1932년 매입해 1978년 매각할 때까지 46년간 사용한 장소다. 미주한인 애국지사들과 흥사단 단우들이 모여 독립을 논의했던 유적지이며, 1938년 안창호 선생이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한 소식을 들은 곳도 이곳이었다. 그만큼 이를 보존해서 역사교육의 장으로 삼아야할 의미와 중요성이 충분한 건물이다.
이에 따라 흥사단 LA 지부 등 한인 단체들이 옛 단소 보존운동 차원에서 LA시 사적지 지정안을 긴급 상정, 작년에 2차례의 공청회를 통해 사적지 지정안이 2번 모두 통과돼 사실상 사적지로서의 가치는 이미 인정받은 상태였다. 3차 공청회는 도시계획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만 논의하는 자리로 사적지 지정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었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오랜 기간 다음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 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3차 공청회는 2차 공청회 이후 90일 내에 열려야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다시 70일 이내로 연장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연장 공고조차 없이 정해진 기한을 훨씬 넘긴 채 아무런 소식이 없는 것은 한인사회의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혹시라도 LA 시정부가 개발업체의 편에 서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사실 흥사단 건물 보존 운동은 그 소유권이 매각되기 전부터 이뤄졌어야 했다. 너무 늦게 시작된 것은 분명하지만 뒤늦게라도 성과를 이뤄가고 있으니 반드시 그 결실을 보아야한다. 3차 공청회가 빨리 열릴 수 있도록 흥사단 측이 이메일 보내기 운동을 시작했다고 하니 많은 한인들이 참여해 힘을 모아야한다. 미주한인 선조들의 발자취와 독립운동의 역사가 담긴 건물이 그냥 사라지게 두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