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F 오페라의 김은선, SF 발레의 박원아, 심포니 산호세의 여명주씨 등 크게 활동
베이지역 샌프란시스코는 미국내 최초, 아니 전세계 최초로 메이저 오페라단의 음악감독으로 임명된 여성 지휘자 김은선씨를 배출한 곳이다. 김은선의 활약은 곧 한인 음악인들의 자존감이며 이곳에 사는 한인 동포들의 자존감이기도 하다. 더욱이 최근 일고 있는 한류 열풍으로 (주류 사회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때 한인 예술가들의 활약은 대중문화의 성공과 더불어 한인들의 지적 수준의 밸런스를 이끄는 역할로서 우리의 인식을 크게 고무시키고 있다. 김은선 외에 베이지역의 주류 오케스트라 그리고 발레단 등에서 활동하는 한인 예술가들은 누가 있을까? SF 발레의 수석 발레리나 박원아, SF 심포니의 바이올리니스트 김금모 그리고 심포니 산호세의 수석 풀루티스트 여명주씨 등 한인 예술가들의 활동상을 알아본다.
베이지역은 인구밀도에 있어서 뉴욕, LA, 시카고, 필라델피아와 더불어 미국내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메트로폴리탄지역이다. 문화 수준 또한 LA와 함께 미 서부지역을 대표하고 있다. SF 베이는 세계적인 수준의 교향악단, 오페라, 발레단이 있다. 그 중에서 세계에 과시할 수준의 문화단체가 바로 SF 발레단과 SF 오페라일 것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두 단체의 지휘자 및 수석 발레리나로 활약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한인들이다. 바로 한인 1세 김은선과 박원아가 그들이다.
김은선씨가 음악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는 SF 오페라는 미국내에서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다음으로 크며 전세계적으로도 탑 10 안에 드는 메이저 오페라단 중의 하나이다. 파바로티가 활약하던 70년대말부터 80년도 초에는 SF 오페라가 미국을 대표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세계 3대 오페라로서 밀라노의 ‘라스칼라’와 오스트리아의 ‘빈 스테이트’와 더불어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가 꼽힐 정도였다. SF 오페라(메롤라 프로그램)를 거쳐간 한인 성악가만 해도 바리톤 한규원, 방광식, 윤형 등이 있으며 2016년에는 테너 이용훈씨가 조르다노의 ‘안드레아 셰니에’(Andrea Chénier)에서 주역 안드레아 셰니에 역을 맡아 열창한 바 있다. 6월 14일 개막한 SF 오페라의 ‘홍루몽’ 공연에는 한인 성악가로서 테너 김건우, 메조 소프라노 김효나, 세비나 김 등이 출연하고 있다.
발레리나 박원아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미주지역에서 최초로 공연한 SF 발레는 명실공히 미국내 최고 발레단으로서 현재 한인 발레리나 박원아가 수석 발레리나로 활약하고 있다. 2017년 SF 발레에 입단한 박원아(22)는 1년만에 군무에서 솔리스트로 올라섰으며 2년만에 다시 수석 무용수로 발탁되는 쾌거를 올렸다. 입단부터 수석까지 3년이라는 기간은 SF 발레 역사에서도 이례적인 고속 승급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원아는 2020년 당시 수석 무용수로 발탁된 소식을 듣고 “코로나19 여파로 극장이 폐쇄된 상황에서 승급 소식을 들었는데 믿기질 않았다”며 “입단 이후 준비된 무용수가 되려고 노력했으며 빨리 무대에 서고 싶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박원아는 2015년 선화예고 1학년 때 SF 발레학교의 장학금을 받고 유학했으며 졸업과 동시에 SF 발레단의 입단 제의를 받았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도 한인 바이올리니스트 김금모와 장인선씨 등이 활약하고 있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중의 하나이다. 수년 전 영국 그라마폰은 SF 심포니를 세계 13위로 선정하는 등 심포니의 수준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마이클 틸슨 토마스와 더불어 수차례 그래미 상을 수상하는 등 연주력을 인정받고 있고 미국내에서는 LA 필과 더불어 미 서부지역을 대표하고 있다. 바이올린 파트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금모씨는 SF 심포니의 가장 오래된 멤버 중의 한 명으로 1975년부터 무려 47년간이나 SF 심포니에 몸담고 있다. 전 서울시향의 지휘자 김생려씨가 아버지이기도 하며 2016년에는 SF 심포니와 함께 한국을 방문하여 말러의 교향곡 1번 등을 연주하기도 했다.
바이올리니스 장인선씨 또한 2011년 SF 심포니에 입단하여 10년 넘게 SF 심포니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오리온 4중주단 등 실내악단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장씨는 일본 미와자키 홀, 서울 아트 센터 등에서 연주한 바 있다. 장씨는 SF 심포니에 입단하기 전 뉴 월드 심포니에서 악장으로 활약한 경력이 있다. SF 심포니는 이외에도 데이빗 김, 헬렌 김 등 한인 아이덴티티의 바이올리니스트들이 활약하고 있다.
베이지역의 메이저 오케스트라에서 활동 중인 한인 바이올리니스트로서는 이외에도 쏘넷 앙상블의 악장으로 활약했던 신수미씨 등이 있다. 현재 심포니 산호세, 산호세 오페라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신수미씨는 현재 KAMSA 청소년 교향악단의 코디 및 제자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오이코스 대학 등에서도 가르친 바 있다. 심포니 산호세에는 한인 멤버로서 풀루티스트 여명주씨가 수석 풀루티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바이올리니스트 이착히 그리고 최근에 입단한 서유리 등이 활동하고 있다. 서유리는 SF 심포니의 대기(substitute) 멤버로서 마린 심포니, 캘리포니아 심포니, 새크라멘토 필하모니의 멤버로도 활약한 바 있다. 서울예고, 서울 음대를 나와 빈에서도 수학한 서씨는 서울 시향 및 KBS 교향악단의 멤버로도 활동한 바 있다.
이착히씨 또한 서울예고, 서울음대를 나와 메릴랜드 음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산타클라라 미션 칼리지, 산마테오 칼리지 등에서 음악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이씨는 카아네기 홀에서의 독주회 등 다수의 독주회 등 활발한 음악활동을 펼치고 있다. 부산여고 재학 중 빈에 유학하여 다수의 음악경연에서 우승하는 등 이름을 날린 여명주씨는 유럽파 풀루티스트로서 현재 심포니 산호세 멤버 및 아시아, 유럽, 미국 등지를 넘나들며 연주회와 후배 양성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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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