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듣는 청력이 손실되는 정도는 데시벨(dB) 수치에 따라 경도·중등도·고도·심도 등 4단계로 구분한다. 청력이 정상이라면 작은 소리인 20dB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약물로 회복되지 않는 난청은 이처럼 청력 손실 및 잔청(남아 있는 청력)의 정도와 원인에 따라 보청기 착용, 중이 임플란트 수술, 인공 와우 이식 수술 등으로 청각을 되찾는다. 그런데 남아 있는 청력(잔청)이 50% 이상으로 어음 변별력을 유지하고 있으면 보청기로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달팽이관(와우) 손상이 심한 고심도 난청(70~90db 이상의 소리만 들을 수 있는 경우)은 인공 와우 수술로만 어음 변별력을 회복할 수 있다. 잔청이 너무 부족하면 보청기나 중이 임플란트로는 청각충분한 청각 재활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공 와우 이식 수술은 달팽이관(와우·蝸牛)에 전극을 심어 유모세포 대신 소리 신호를 직접 전기적인 자극으로 바꿔 청각 신경을 거쳐 뇌에 소리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수술법이다.
고도 난청 가운데 특히 저주파 청력이 유지되지만 고주파 청력은 떨어지는 ‘고음급추형 난청(ski slope hearing loss)’ 환자는 인공 와우 이식 수술에서 잔청을 보존하기 위해 어떤 전극을 사용하는 것이 유지한지 학계에서 꾸준히 논의돼 왔다.
인공 와우 수술에 쓰이는 ‘와우축 전극’은 전극과 와우축(달팽이관 중간에 위치) 청신경과 거리가 가까워 신경원(神經元) 세포를 효율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
반면 저주파 청력이 유지되는 고도 난청 환자는 인공 와우 수술을 진행하면서 전극을 삽입할 때 남아 있는 청력이 없어질 우려가 있어 ‘일자 전극’이 유리하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저주파 청력이 남아 있다고 해도 결국 청력이 자연히 사라질 가능성이 높기에 신경원 세포를 더 효율적으로 자극하는 ‘와우축 전극’과 ‘일자 전극’의 장점이 합친 전극이 필요했다.
그런데 저주파 청력이 많이 남아 있는 고도 난청 환자는 인공 와우 수술에 가장 많이 쓰이는 ‘얇은 와우축 전극(slim modiolar electrodes)’을 사용하면 잔청을 보존하는 효과가 우수해 이를 이용해 인공 와우 수술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연구팀(제1저자 이상연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이 2019~2020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잔청이 남아 있는 환자 중 얇은 와우축 전극을 이용해 수술 받은 환자 36명과 2019년 이전에 일자 전극을 이용해 수술 받은 환자 16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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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