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교 새롭게 변해야”

2022-04-21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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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세계선교사회 LA서 컨퍼런스 열려

▶ ‘위기’를 ‘위대한 기회’로 받아들이고 “소중한 영혼 한 명이라도 더 추수해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교 새롭게 변해야”

9일 은혜한인교회에서 열린 KWMF 선교 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강사의 강의를 듣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

코로나로 전 세계에 흩어진 한인 선교사들에게 전혀 예상치 못한 시련이 찾아왔다. 코로나에 감염된 선교사가 비자발적으로 사역지를 떠나는 바람에 수십 년간 일궈온 사역 현장이 하루아침에 흔들리는 것을 경험해야 했다. 사역지의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인해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한 몇몇 한인 선교사가 목숨을 잃었다는 안타까운 소식까지 전해지기도 했다. 코로나 팬데믹이란 긴 터널의 끝을 앞두고 있는 지금 한인 선교사들이 피땀 흘려 세운 사역 현장을 다시 세워야 할 때다.

160개 국에 흩어져 있는 한인 선교사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교의 새 판을 짜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코로나 시대의 선교적 전략’이란 주제로 ‘한인 세계 선교사회’(KWMF·대표 회장 강현민 선교사)가 18일부터 은혜한인교회(담임 목사 한기홍) 진행 중인 선교 전략 컨퍼런스에 각국 한인 선교사가 모여 선교지 사역 현황을 전하며 달라진 선교 환경에 필요한 선교 전략 구축을 위해 열띤 토론을 나눴다.

컨퍼런스 둘째 날인 19일에는 KWMA 부이사장 황성주 박사, GCA 국제대표 앤드루 김 선교사, 동서 선교 연구개발원 대표 이대학 선교사 등이 강사로 나와 각자의 선교 경험을 나누며 향후 선교 전략에 대해 강의했다. 황 박사는 “전 세계가 ‘뉴 노멀’에 적응해야 하는 ‘리셋’(Reset)의 시대를 맞이했다”라며 “염려와 두려움이 팽배한 상황에서 모두가 가난한 심령이 되어 영적인 굶주림이 생겨나게 됐다”라고 코로나 이후 선교 상황을 진단했다. 지금이야말로 선교의 황금기라고 강조한 황 박사는 현재 진행 중인 ‘10억 명 영혼 추수’(Billion Soul Harvest) 운동에 대해 설명했다.


각국에 퍼진 선교 리더들을 통해 2030년까지 전 세계 10억 명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운동은 이미 미국은 물론 중국, 인도, 브라질, 나이지리아 등 45개국 선교 대표들이 참가해 활발히 전개 중이다. 황 박사는 선교 운동과 관련 추수 사역을 감당할 한국과 미국에 영적 대각성과 대부흥 선행, 추수꾼을 보내 달라는 선교 기도 운동, 종교적 핍박과 경제적 핍박을 받는 나라에 부흥의 불이 일어나도록 해달라는 기도 등 10가지 기도 제목을 나눴다.

이어 강사로 나온 앤드루 김 선교사는 향후 선교 전략을 위해 ‘결핍’과 ‘하방’을 강조했다. “코로나를 선교의 위기로 받아들인 것은 재정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본 이유가 크다”라는 김 선교사는 “선교 사역지 대부분은 낙후 국가로 그들이 갖고 있는 중요한 선교 자산은 바로 ‘결핍’”이라고 역설했다.

김 선교사는 “가난한 나라의 저주는 물질의 부족이 아니라 하나님과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인색함에 있다”라며 “그들이 하나님께 진심으로 관대한 마음을 갖고 살도록 도전하는 것을 선교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또 중국의 한 현지인 선교 리더가 가족을 모두 데리고 오지로 들어가는 모습이 진정한 ‘하방 선교’”라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의 삶을 복음으로 증거할 때 그들의 선교가 영향력을 발휘한다”라고 강조했다.

2020년부터 몽골 선교 지수를 개발한 이대학 선교사는 선교 현장의 필요에 맞춘 선교를 강조하며 “사역 우선순위 개발을 위해서 전략 수립을 위한 리서치가 필수”라며 선교 지수 개발 과정에서 파악된 몽골 선교 10대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몽골 현지 교회 지도자 66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서 무교회 지역 교회 개척 사역이 최우선 과제로 꼽혔다. 이어 목회자들의 영적 돌봄, 주일학교 사역 활성화, 차세대 목회자 양성, 제자훈련 사역 강화, 자녀에게 신앙 유산 계승 등이 몽골 현지 교회 지도자들이 절실하다고 느낀 사역 과제로 조사됐다.

빠르게 변화하는 선교 현장과 팬데믹 상황에서 전 세계 많은 선교사들이 어려움에 처하게 됐고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지혜를 모아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컨퍼런스에는 송태근 목사(삼일교회), 한기홍 목사(LA 은혜한인교회), 권준 목사(시애틀 형제 교회), 루이스 부시 선교 전략가, 황덕영 목사(안양새중앙교회), 신승훈 목사(주님의 영광 교회) 등 19명의 선교 전문가가 참가해 전환기의 시대적 요청, 한국 선교 자원의 자산화, 전략적 선교를 위한 선교사의 역할, 지속 가능한 선교를 위한 선교사의 연합 등의 주제로 논의를 펼쳤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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