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를 겪은 LA 한인이라면 그날의 공포와 분노와 억울함을 잊지 못한다. 로드니 킹 사건으로 인권 회복을 위해 많은 미 시민에 의해 시작한 시민혁명이 갑자기 한인을 향한 LA폭동으로 변질된다.
정치적 작전으로 경찰이 방관하는 며칠 동안 한인타운은 참혹한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20~30년 지켜온 삶의 터전을 잃은 마음의 상처를 받은 많은 분들의 가슴 찢어지는 절규를 상담실에서 들으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한 의사로서 언젠가 이 억울함이 재판을 통해 사과 받고 보상받을 때, 증인이 되겠노라고 했던 그때의 정신과 의사로서의 약속 30년이 지나고 있지만 이런 소송은 일어나지 않았다.
4.29가 돌아올 때마다 몸살처럼 이때 기억이 되살아 나온다. 개인적으로 여러차례 이 소송에 대해 변호사와 정치인, 관계 기관에 상의해보았지만 아무도 이 소송에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 이제 30년 지난 후 많은 그때 희생자들, 그리고 상담자들도 돌아가신 분도 여러분 계신다.
폭동 피해자들의 정신적 충격 치료를 맡았던 곳은 6가와 놀만디에 위치한 LA 카운티 소속 ‘아시아태평양 카운슬링 & 치료센터’(APCTC)였으며, 이때 본인은 메디컬 디렉터를 맡고 있었다. (그때 센터 디렉터였던 서정숙 박사는 이미 고인이 되었다). 그리고 FEMA에 소속된 여러 상담자들이 함께 치료와 상담을 하였다. FEMA 상담기록은 없애라는 말을 들었지만 언젠가를 위해서 나는 700여명의 피상담자들의 이름과 350여명의 정신과 의사 치료를 받은 분들의 사본을 아직 보관하고 있다.
이 기록들을 증거로 누군가가 그분들을 위해서 소송해야 할 때라고 느낀다. 소송해야 될 이유는 1.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보상 2. 아직도 남은 4.29의 불씨 재발방지 대책 및 지금도 계속되는 인종차별과 폭력에 대한 대비 3. 사과와 용서를 통해 희생자 없는 평화로운 인류 공존을 위한 학습을 위하여 등이다.
그때 상담에 참석했던 피해자들, 30여명의 상담자들, 그리고 여러 명의 정신과 의사들, 소송에 도움 주실 분들은 엘리스 박 정신과 간호사(562.682.2757)에게, 아직 폭동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분이나 정신과 상담을 원하는 분은 조만철 클리닉(323.733.1111)으로 화, 목, 금 12시-5시 전화 주시기 바란다.
<
조만철 / 정신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