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홍 북가주한인변호사협회 회장 이임 인터뷰] “아시안, 여성 폭력근절 위해 계속 힘쓸 것”
2022-04-06 (수)
김지효 기자
▶ 팬데믹 온라인 무료법률 클리닉 열어
▶ 성폭행 피해사실 공유...폭력근절 호소
지난 1년간 북가주한인변호사협회(KABANC) 회장으로 봉사하며 한인 커뮤니티 결집 및 역량 강화에 힘썼던 변신홍씨가 “아시안 커뮤니티, 특히 한인을 비롯한 여성 변호사와 리더들의 활약을 위해 힘쓸 것”이라며 이임 소감을 전했다.
지난달 31일을 마지막으로 KABANC 1년 회장직 임기를 마친 변신홍 변호사는 “팬데믹으로 여러 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았으나 이럴때일수록 한인사회를 결집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며 코리안센터(KCI), 이스트베이한인봉사회(KCCEB), 한인검사협회(KPA) 등 8개 한인단체가 힘을 모아 ‘K-연합’을 결성했다”며 “특히 온라인으로 무료 법률 클리닉을 진행하며 많은 한인들을 도울 수 있었던 것이 보람찼다”고 말했다. KABANC는 지난 1일부터 새로운 회장(스테판 주)단이 맡아 이끌게 됐다.
2006년 뉴욕에서 변호사로 첫 커리어를 시작한 변신홍 변호사는 2018년 결혼한 남편과 함께 루이지애나에서 베이지역으로 이사왔다. 같은해에 친구의 소개로 KABANC를 알게 되면서 주요 멤버로 조인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탄탄한 경력과 진정성있는 리더십으로 협회를 이끌어온 그에게는 오랜기간 말하지 못한 아픈 상처가 있었다. 과거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것이다.
그는 “지난달 SF 아시안아트뮤지엄에서 열린 애틀랜타 총격 1주기 추모행사에서 연사로 참석해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유하게 됐다”며 “아직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어 수차례 고민했으나 나의 이야기로 여성 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근절을 호소하기 위해 큰 용기를 내었다”고 말했다.
변 변호사는 “2003년 한국에서 당한 피해였다”며 “당시 제대로된 치료도 받지 못했으며 20여년간 피해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채 혼자 가슴에 묻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3년전 가까운 이들에게 용기내어 공유하기 시작했고, 비슷한 피해를 당한 여성들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점점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수많은 아시안 여성들이 이러한 성폭력 뿐 아니라 직장과 가정 등 더 큰 사회적 구조속에서 불평등하게 요구되는 기대와 역할로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변신홍 변호사는 “딸을 가진 엄마로서 어떤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지 고민하던 중에 나의 상처를 치유하는 여정이 여성, 더 나아가 아시안을 향한 폭력의 부당함을 알리는 정의운동의 한 부분이 되기를 바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 있지만 앞으로도 아시안 커뮤니티, 특히 여성 변호사와 리더들의 지원하고 함께 활동해 사회적 변화를 이끌고 싶다”며 “여러 한인단체와 협력해 한인사회를 위해서도 계속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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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