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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 후 호르몬 치료, 언제부터 시작해야 하나?

2022-04-05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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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월경 주기가 불규칙해진 여성 B(47)씨는 자꾸 얼굴 전체에 땀이 나고, 우울증까지 생기자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면서 폐경 증상을 개선하려고 헬스클럽에 등록했다. 하지만 B씨의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고, 수면장애까지 생겨 결국 치료를 위해 산부인과를 찾았다. 여성은 평균 50세에 폐경과 노화가 동시에 진행한다. 생물학적으로 남성보다 노화에 더 취약하다. 폐경기 몸과 상태를 잘 이해하고 의학의 도움을 받아 건강을 잘 관리하는 것이 능동적인 노년기 삶의 밑거름이 된다. 유은희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도움말로 폐경기 호르몬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안면홍조·발한, 갱년기 대표 증상

흔히 알려진 폐경기(갱년기)의 대표적 증상은 얼굴이 빨개지는 안면 홍조, 확 더워지면서 땀이 나는 발한이 있다.


이는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소실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다.

이 밖에 수면 질이 떨어지는 수면장애, 터놓고 얘기할 수 없는 성생활 부조화, 비뇨생식기의 위축 현상으로 인한 요 증상 변화, 잦은 방광염, 질 건조감, 급격한 골 소실로 인한 골다공증 등이다.

폐경기에 생기는 이러한 신체ㆍ정신적 증상은 호르몬 치료로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호르몬 치료 위험성이 과도하게 부각되면서 치료에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적절한 호르몬 치료는 폐경기 다양한 신체ㆍ정신적 증상을 완화하고 골다공증 위험도 줄인다. 안면 홍조, 발한, 가슴 두근거림 같은 혈관 운동 증상 완화, 비뇨생식기 위축 증상 완화, 골다공증 예방ㆍ치료하려면 호르몬 치료를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

폐경기 증상이 있다면 호르몬 검사를 통해 곧바로 시작할 수 있다. 평균 폐경 나이인 50세 이전에 폐경된 경우나 수술로 양측 난소 절제술을 시행했어도 즉시 시작할 것을 권한다.

호르몬 치료 이점을 극대화하려면 가능한 한 폐경 직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여성은 남성과 달리 폐경 후 동맥경화증 위험 인자인 고혈압ㆍ이상지질혈증ㆍ당뇨병 위험이 높아져 심혈관 질환이 생길 위험이 매우 커진다.


이는 여성호르몬의 혈관 및 심장 보호 효과가 감소한 결과로 여성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심혈관계 변화가 진행되기 전에 호르몬 치료를 시작함으로써 호르몬 치료의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폐경 초기에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면 폐경 직후 급격한 골 소실을 막아서 골다공증 진행을 예방하고 골다공증을 조기에 치료하는 선제적 이점을 얻을 수 있다.

◇호르몬 치료, 목적 따라 기간 달라

호르몬 치료 기간에 대해 일치된 의견이 없으며 치료 목적에 따라 다르다. 이전에는 최소 용량을 필요한 시기 동안 사용할 것을 권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굳이 기간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진료 지침이 바뀌었다.

따라서 급성 폐경기 증상으로 치료했다면 증상이 사라지면 중단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지속되면 계속 치료할 수 있으며, 아(亞)급성 만성 폐경기 증상을 치료하려면 장기간 치료해야 한다.

◇유방암ㆍ자궁내막암ㆍ난소암 있으면 불가

호르몬 치료가 폐경기 증상 완화에 도움되지만, 모든 여성에게 호르몬 치료를 시행할 수는 없다. 개인별 득실을 판단해 전문의와 함께 시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특히 현재 여성호르몬 의존 악성 종양(유방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치료를 받고 있거나, 이전에 치료를 받았거나, 현재 급성 담낭 질환, 간 기능 이상이 있거나, 부정맥 치료를 받았거나 받고 있거나, 심혈관 질환ㆍ뇌졸중 진단을 받았다면 호르몬 치료를 받지 말아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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