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F세종학당 성장, 민화클래스 운영 계획
▶ 유스 프로그램 구상, K-문화 전파에 노력...민화작가, NFT회사 설립자 경험 녹여낼 것
샌프란시스코 코리안센터(KCI)가 5년간 공석이었던 신임 관장 자리에 남기령(영어명 케이트 남, 사진)씨를 임명했다. KCI측은 남기령 신임 관장이 NFT 기반 기업 Kbean.com의 공동설립자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일한 경험, 한국문화와 KCI 미션에 대한 깊은 이해로 약 50년의 역사를 지닌 KCI의 미래를 활기차게 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KCI를 이끌어갈 남 관장과의 일문일답.
- 신임관장으로서의 포부는
지난 3월 1일부터 베이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한인비영리기관을 이끌게 돼 자부심과 함께 큰 책임감을 느낀다. 코리안센터는 10년마다 마일스톤(milestone, 중대한 분기점)을 세우며 영역을 확대해왔다. 1974년 설립된 상항한인인력개발원(KCI의 전신)은 직업훈련과 영어교육을 무료로 제공하며 한인 이민자들의 미국 내 정착을 도왔다. 또 1981년 SF시로부터 받은 건물을 리노베이션 후 이전 및 개원식을 열었는데, 이는 북가주 동포단체 최초로 자체건물을 마련한 것이다.
1984년부터 94년까지는 한인뿐 아니라 비한인 대상의 멀티서비스로 확대됐다. 1989년 KCI로 명칭을 변경했고, 1994년에는 ‘가주국제문화대학(IIC)’내 한국학 석사과정과 ESL 프로그램을 런칭했다. 현재 IIC는 KCI 이사회와 분리되는 과정에 있다. 2011년 SF세종학당이 설립됐고, 현재 다양한 교육, 문화, 봉사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팬데믹 2년간 대면 프로그램이 중단되고 최소한 것들이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금년 여름 센터를 오픈해 클래스, 프로그램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샌프란시스코 중심에서 이스트베이, 실리콘밸리 지역으로 넓혀나가 베이지역 전역에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전파시키는 영역 확장에 관심을 갖고 있다.
- KCI와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2016년 샌프란시스코에 왔다. 2020년 추석축제 프로그램 중 온라인 민화(民畵) 강의를 부탁받아 인연을 맺게 됐다. 2021년 추석축제 기획위원으로 일하면서 사라 김(이미영) 이사 추천으로 KCI 이사로 합류했다. 작년말 5년간 공석이었던 신임 관장을 뽑는다는 공고가 났지만 적합한 사람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KCI 미션과 방향을 잘 알고 있는 내가 하면 좋지 않을까 해서 지원했다. 이사회는 지원 절차대로 진행했고 나도 4차례의 인터뷰 끝에 임명됐다. 코리나 박 이사장을 비롯해 다양한 세대, 연령층의 이사분들이 내 열정과 경험을 인정해준 것 같다.
- KCI를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싶은가
KCI가 시대마다 요구된 한인사회 도전들에 적극 대처하며 변화를 이끌어왔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 또 KCI의 레거시(Legacy, 유산)와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고 새로움을 발견해내고 이를 조화롭게 융화시켜 나갈 것이다. 먼저 KCI 선임자들로부터 조언을 듣을 생각이다. 그래서 기록되지 못했던 KCI 강점을 찾아내고 최근의 공백을 채우고 싶다.
▲우선 4월부터 맡게 될 SF세종학당장으로서 홍보, 마케팅에 주력할 계획이다. 2011년 설립된 SF세종학당이 올해로 10주년을 맞는다. 팬데믹으로 휴먼 리소스가 제한된 상황에도 SF세종학당은 ‘2020 세종학당 지역별 비대면 워크숍’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봄학기에는 150명이 등록했으며, 2012년 SF세종학당 학생이었던 브레드 윌리엄스는 지금 KCI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두번째로는 연령별 민화 클래스를 운영하고 싶다. 일본의 목판화처럼 한국의 민화를 주류사회에 널리 알리고 싶다. 2020년 7월 SF총영사관에서 전시된 ‘금은회’ 민화그룹전 등 여러 민화전시 기획을 했다. 민화 작가이자 NFT 회사의 설립자인 제 경험을 살려 KCI가 베이지역에서 활발히 예술작업을 하는 작가(민화, 한국 예술가, 사진, 디지털 아트 등)들의 오프라인 전시회와 버추얼 전시, 저작권관리와 동시에 판매까지 가능한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하겠다.
▲세번째로는 한인 2세들을 위한 유스 프로그램을 구상중이다. 부모와 자녀들의 요구와 취향 등을 파악하기 위해 계속 인터뷰중인데, 실질적이고 유니크한 프로그램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번째로는 K-문화 전파에 노력할 것이다. 고추장, 막걸리 만들기 워크샵 등을 통해 한식을 알리고 싶다. 2022 추석축제는 9월 10일 SF프리시디오에서 개최된다. 2년간 비대면 행사였던 추석축제가 올해는 대면으로 열리니 많은 관심과 후원 부탁드린다. KCI의 미션처럼 한국문화와 전통을 전수하며,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로 소통하면서 ‘세대간, 지역사회간 화합’, ‘국적을 넘어서는 화합’을 이뤄나가겠다.
◎남기령 관장은 이화여대와 영국 런던시립대를 졸업하고 로얄 코펜하겐(Royal Copenhagen), 조지젠슨(Georg Jensen)을 포함한 여러 글로벌기업의 한국지사장과 매니징디렉터로 일했다. 어려서부터 사업가였던 아버지를 따라 해외에 나가면 갤러리나 박물관을 찾아 예술적 안목을 키웠다. 2009년부터 현대 민화에 끌려 민화를 그렸고 다수의 그룹전에서 작품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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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