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불꽃에 불붙은 개스값 언제까지] 주유소 가기 무섭네...5달러 넘어 6~7달러 전망까지
2022-03-04 (금)
남상욱, 김지효 기자
▶ 국제유가 106달러 넘어 급등… 7년래 최고, 개스값 비용 부담 예년의 2배가량 치솟아
▶ 장거리 운전자·트럭·택시 등 운송업계 한숨
2일 캐스트로밸리 한 주유소의 레귤러 휘발유 갤런당 가격이 5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김지효 기자>
프리몬트에서 산호세까지 출퇴근을 해야하는 김모씨(26)는 요즘 주유소 가기가 두렵다. 최근 베이지역으로 이사왔다는 그는 이전에 살던 곳과 비교하면 개스값이 큰 차이가 나는데다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개스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걱정이 많다며 “카풀 등 방안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로 국제 유가가 폭등하고 베이지역의 개솔린 가격도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한인 운전자들과 차량 운행이 많은 비즈니스들이 울상이다. 이미 베이지역의 개솔린 가격은 갤론당 5달러를 넘어섰고 6달러선을 돌파하는 것도 시간 문제며 최대 7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자 한인 경제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2일 SF시의 갤론당 평균 개솔린 가격은 전일보다 2.6센트 오른 4.983달러를 기록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호세는 동일 기준 갤론당 평균 개솔린 가격 4.894달러, 오클랜드 4.910달러, 새크라멘토 4.820달러로 집계돼 세 곳 모두 기록적인 개스값 고공 행진을 펼치고 있다.
SF시 개솔린 가격은 최근 한달 동안에 걸쳐 17.4센트가 올랐고 지난 1년 전과 비교하면 1.178달러나 상승했다.
베이지역의 개솔린 가격이 고공 행진을 벌이는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해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6.50달러로 11.3%나 급등했다. 이는 2014년 7월 배럴당 107.26달러를 기록한 이후 7년7개월 만에 최고치다.
원유 가격이 폭등한 것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경제 제재를 내릴 가능성 때문이다.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산 원유의 공급 부족이 당분간 고착화되면서 베이지역의 개솔린 가격 상승세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개스버디닷컴의 패트릭 드 한 석유 애널리스트는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더 악화되면 개솔린 가격은 6달러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7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망했다.
개솔린 가격이 크게 오르자 한인 경제계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장거리 출퇴근을 하고 있는 통근자들의 개솔린 비용 부담이 커졌다. 평소에 비해 2배 가까이 개솔린 비용이 늘면서 가뜩이나 물가 상승으로 늘어난 생활비 부담이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개솔린 가격 급등은 유류 소비가 많은 업종에게는 직격탄이 되고 있다. 한인 트럭 운송 업체를 비롯해 한인 택시 운전자, 우버와 리프트 등 차량 공유 한인 운전자들은 개솔린 가격 상승에 따른 유지 비용 상승으로 운행을 줄이거나 비용 상승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해 물가 인상의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한인 주택 건설업체 역시 개솔린 가격 상승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각종 건축 자재를 운반하는 데 추가 비용이 들면서 주택 건설 비용 부담이 더 커졌다.
한 한인 주택건설 업체 업주는 “개솔린 가격 상승으로 자재 운반 비용이 더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택 건축 비용이 상승하면 결국 주택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이는 주택 구매자에게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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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