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군, “키예프 북서부 비행장 장악”
▶ 러, 우크라군에 사실상 ‘항복’ 요구
키예프의 한 주민이 25일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주택가의 건물이 무너진 가운데 추락한 비행기 잔해 옆을 어두운 표정으로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군대가 수도 키예프 인근의 비행장을 장악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러시아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25일 보도한 가운데 미국은 키예프가 며칠내 함락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군이 키예프 외곽 호스토멜 공항으로 공수부대를 성공적으로 침투시키는 작전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전에는 200대 이상의 헬기가 투입됐다. 공항 장악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 200명 이상이 사살됐으며 러시아군 손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키예프 서쪽 접근로를 차단했으며,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우크라이나 동쪽에서 러시아군과 합세해 우크라이나군을 공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군도 이날 키예프 시내로 진입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통신은 우크라이나 언론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군대가 키예프로 들어갔으며 키예프 시민들에게 군사 장비를 촬영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CNN은 최신 정보에 정통한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러시아가 며칠 안에 수도 키예프를 함락시킬 수 있다는 미국 정보당국의 평가가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 전에 키예프가 하루에서 나흘 사이에 점령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며, 이 초기 평가는 현재도 그대로라고 말했다.
서방 정보당국은 러시아의 계획이 우크라이나 정권을 전복한 뒤 러시아에 우호적인 대리 정부를 세우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다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영토를 계속 점령하려 하는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고 소식통이 CNN에 전했다.
서방은 푸틴 대통령의 야심이 우크라이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넘어선 지역으로까지 뻗칠 가능성을 경계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푸틴이 훨씬 더 큰 야망이 있다면서 "사실 그는 이전의 소련을 재건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군에게 사실상 항복하라고 요구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군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요구에 응해 저항을 끝내고 무기를 내려놓으면 언제든 회담할 준비가 돼 있다"며 "아무도 그들을 공격하거나 탄압할 계획을 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현재 우크라이나 정권은 신나치 세력, 미국이 이끄는 서방 등 두 가지 외부의 통제에 복속됐다"라며 "우크라이나의 모든 국민이 자유롭게 내일의 운명을 결정할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민간인이 인명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25일 우크라이나와의 고위급 협상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국 중앙TV(CCTV)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고위급 협상을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중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호응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각국의 주권 및 영토 보전을 존중하고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준수한다는 중국의 기본 입장은 일관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