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주자 있을 때 침입...2배 늘어
▶ 관광객 줄자 주민들 집 타깃
지난달 제나 스미스(SF)는 할머니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남자친구와 시카고에 있었다. 그는 이틀간 9번이나 미션디스트릭 아파트 건물 차고로 침입한 절도범의 행각을 홈 보안영상을 통해 지켜봤다면서 잠도 자지 않고 감시카메라 영상을 보고 있는 나는 미친 사람 같았다고 말했다. 절도범은 때로는 스쿠터를 타고, 때로는 여성 공범자를 대동하고 침입해 캠핑 장비, 스포츠 장비, 고품질 스피커 등 약 4천달러의 물품을 훔쳐갔다.
스미스의 전화 신고로 경찰관들은 세번이나 그의 집을 찾았지만 항상 절도범이 도주하고 나서야 도착해 한발 늦은 대응을 보였다. 더욱이 경찰관들이 폴리스 리포트 없이 용의자를 추적하기 어렵다고 난색을 표하자 스미스 남자친구는 한밤중에 SF행 비행기를 타고 와 미션지역 경찰서로 가서 폴리스 리포트를 작성했다.
이들은 도시 전역에서 급증하는 주택침입 절도 피해자 중 한명이다. SF시(11월 14일 기준) 통계에 따르면 강절도(burglary) 범죄는 2019년 4,323건에서 2020년 같은 기간 6,437건으로 치솟았고, 올해는 6,289건을 기록중이다. 이중 타라발(Taraval), 미션(Mission), 베이뷰(Bayview), 잉글사이드(Ingleside) 경찰서 지역, 아우터 웨스트 사이드, 절도범들이 노리는 1층 차고가 있는 빅토리안 양식의 주택이 많은 캐스트로 지역 등에서 집중적으로 절도 범죄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 19일자 A3면 보도 참조>
더 불안한 것은 거주자가 집에 있는 동안이나 집에 들어가려 할 때 절도범이 침입하는 핫 프라울(hot prowl)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SF시 핫 프라울 사건은 2019년 1월부터 11월 11일까지 453건에서 올해는 1,054건으로 2년동안 2배 이상 증가했다. 핫 프라울 사건은 절도범과 피해자간의 충돌, 대립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이런 사건은 팬데믹으로 관광객이 줄고, 주민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선셋 디스트릭의 거주자이자 ‘Stop Crime SF’ 단체 대표인 프랭크 노토는 “팬데믹으로 도심지역이 텅 비면서 절도범이 관광객들의 렌터카 유리창을 부수고 절도하는 대신 주민들이 살고 있는 집을 타깃으로 한 범죄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포토레로힐에 거주하는 모니카 킥라이터는 6년간 2유닛 타운하우스 안팎에서 차량파손 절도, 촉매변화기 절도, 주택침입 절도를 포함해 총 16차례 피해를 당했다고 말했다.
일부 주택침입 강절도 피해자들은 절도범 체포에 주력하지 않는 법집행기관의 미온한 대응을 비난했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은 올해 강절도사건의 10.2%만 형사사건으로 종결했다. 이 비율은 지난해 11.9%에 비해 하락한 것이다.
캐스트로 지역 거주자인 로브 콕스는 “최전선서 일하는 경찰, 내년 6월 소환선거를 앞두고 있는 체사 보우딘 SF검사장, 통제불능의 범죄를 지켜보고만 있는 시장과 SF시의원 중 누구를 탓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비번경찰과 보안 순찰대를 고용하기 위해 이웃들과 돈을 모았고, 가로등과 보안 카메라 설치로 자체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고, 절도범들이 숨어들 수 있는 나무나 덤불 울타리 등을 처냈다”고 말했다.
SF경찰국 스캇 라이언 루테넌트는 “절도범이 날로 지능적이고 대범해지고 있다”면서 “일부는 차량파손 절도에서 주택침입 절도로 전환한 자들이고 일부는 주택침입 상습 절도범들이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는 드릴이나 토치로 구멍을 뚫은 후 옷걸이를 사용해 자동잠금장치를 해제해 차고에 침입하고 있다”면서 핫 프라울 사건에 직면했을 때는 즉시 911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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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