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11일 대승사의 길로이 임시법당 기공식에 참가한 이준 군과 어머니 백련화 보살.
샌프란시스코 남쪽 작은 도시 벨몬트, 그곳 고등학교 칼몬트 하이. 지난달까지 1년간 ‘청년불자 준이의 생각’이란 간판 아래 본보 불교면에 칼럼을 쓴 이준(영어이름 마이클), 북가주 한인불교마을에서 '준이' 하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인 그는 이 학교 12학년생이다. 그러니까 11학년생 때 칼럼니스트로 데뷔한 셈이다.
준이의 이른 데뷔를 가능케 한 건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준이가 꼬마 때부터 여러 불교행사에서 혹은 귀여운 출연자로 혹은 으젓한 봉사자로 열심히 활동한 크레딧이 보통 아닌 덕분이다. 또 하나는 준이가 지난해 북가주불자산우회(회장 무문 신규영) 장학생에 응모하면서 낸 에세이에서 자신이 왜 생명공학도가 되고픈 꿈을 갖게 됐는지 기특하고도 설득력있게 풀어낸 덕분이다.
고교 마무리와 대학진학 준비로 바쁜 준이에게 전자우편 인터뷰를 통해 칼럼니스트 활동 소감 등을 들어봤다. “가장 보람된 것은 내가 열정을 가지고 있는 주제에 대해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또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처음으로 신문에서 내 기사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습니다.”
칼럼니스트로서 보람을 이렇게 정리한 준이는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시간관리를 꼽았다. “학업에 전념하면서 매달 칼럼을 써야 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족 등 주변의 성원이 준이에게 큰 힘이 된 것 같다. “가족과 친구들은 모두 저를 자랑스러워했고 올 한 해 내내 저를 응원해 주었습니다.” 준이의 부모 의천 거사와 백련화 보살은 물론 두 누나(수련, 영민) 역시 각종 행사에서 봉사자로 출연자로 깨소금 역할을 많이 했다.
생명과학도가 되겠다던 결심에 혹시 변화가 없는지 물었더니 “변화가 없습니다. 여전히 과학과 생물학이 매우 흥미롭고 현재 대학에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생명공학을 추구하기로 결정했습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기독교인 친구들이 많은 가운데서 불교인으로서 불편한 점은 없을까. “불교인으로서 불편한 점은 많지 않습니다. 그들은 모두 내 상황을 매우 이해하고 있으므로 내가 다른 종교에 속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없습니다.”
준이가 품은 불교인의 긍지는 사뭇 똑부러졌다, 어른불자들도 귀담아 들어야 되겠다 싶을 정도로.
“다른 종교에 대해 관용적인 종교의 일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불교가 다른 사람들에게 공정하고 정직하게 가르친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야기를 나눈 다른 종교의 사람들이 불교에 대해 좋은 말만 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비록 불교가 세계에서 가장 큰 종교는 아니지만 가장 합리적인 종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불교도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코로나 사태 훨씬 이전부터 시들해진 카이바(젊은불자연합회)에 대해서는 “특히 좋은 점은 많은 불교신자를 한 지역에 데려오고 모두가 가족처럼 느낄 수 있다는 것”이었다며 “어렸을 때 좋은 기억만 남아서 더 많은 활동에 참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불교에 정말 집중하고 싶은 한 가지는 “공정하고 정직한 법을 배우는 것”이고 다른 불교도들이 개선했으면 하는 점은 “더 많이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한 준이는 가족들과 어른불자들에게 “지난 한 해 동안 저를 지지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런 기회가 주어져서 끝까지 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라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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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