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 본사 질로우 직원 25% 해고한다...플리핑 사업 철수키로 최종 결정

2021-11-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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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00여명 감원예고

▶ 구입한 주택 매수가보다 낮게 매도하면서 손실 불가피

시애틀 본사 질로우 직원 25% 해고한다...플리핑 사업 철수키로 최종 결정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는 미국 최대의 부동산 온라인거래 플랫폼 회사인 질로우가 주력으로 추진해왔던 홈플리핑(home-flipping)사업에서 철수키로 결정했다.

리치 바톤 질로우 최고경영자(CEO)는 2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주택 가격 상승 속도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다”고 홈플리핑 사업 철수 배경을 설명했다.

질로우는 특히 홈플리핑 사업을 중단하기로 하고 직원의 25%를 감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질로우는 시애틀 본사를 중심으로 전체 직원이 6,500여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1,600명 이상이 해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질로우가 ‘신의 영역’이라는 말이 도는 부동산시장 예측에서 알고리즘 등의 기술을 활용, 주택가격을 전망한 뒤 매매차익을 극대화하는 홈플리핑 사업을 확장해 왔으나 예측이 실패했음을 인정한 것이다. 결국 주택을 저가 매수해 단기간에 리모델링을 한 뒤 고가 매도하는 사업 방식의 실패로 인해 플리핑 사업을 접기로 한 것이다.

홈플리핑이란 주택을 먼저 구매한 다음 개조ㆍ수리해 판매하는 사업이다. 거래 수수료에 더해 집값 상승에 따른 차익까지 노리는 사업이다. 홈플리핑 사업자가 싸게 산 주택을 비싸게 팔수록 수익이 극대화된다.

따라서 부동산시장 동향 예측력이 홈플리핑 사업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주택구매부터 판매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것도 수익에 영향을 미친다.

질로우는 홈플리핑 사업을 접게 된 이유에 대해 자체 설계 알고리즘 즉 ‘제스티메이트’(Zestimate)의 실패를 들었다. 질로우는 이 알고리즘을 활용해 주택 구매 가격을 결정해왔다.

하지만 질로우는 이 알고리즘의 실패로 인해 경쟁사들보다 높은 구매가격으로 주택을 매입해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질로우는 지난달 애리조나주 피닉스 소재 주택 250채의 판매가격을 구매가격보다 6.2%나 싸게 내놓는 등 손해를 보게 됐다. 증권사 키뱅크의 분석에 따르면 질로우는 구매한 주택 중 66%를 구매가격보다 저렴하게 매물로 내놓았다.

질로우는 홈플리핑 사업 철수를 결정하기 하루 전인 1일 이미 구입해 보유중인 주택 7,000채(28억 달러 어치)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7,000채 가운데 3분의 2 정도는 구입가격보다 싸게 내놓게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질로우측은 “주택 가격을 예측하는 데 있어 불확실성이 너무나 크다”고 인정했다. 질로우가 한때 홈플리핑 사업을 통해 연간 200억 달러를 벌어들일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결국은 포기하게 된 이유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열됐던 주택 시장이 이제 식어가고 있는데다 플리핑을 위해 필요한 인력난까지 겹치면서 플리핑을 접게 된 것으로 보인다.

플리핑 사업 철수에다 대규모 감원까지 발표되면서 질로우는 3일 미국 주식시장에서 전날보다 20%이상 급락해 주당 66달러 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때 주당 210달러가 넘어섰던 것에 비하면 3분의1로 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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