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불자회 월례 줌미팅 마지막 금요일 저녁으로
그게 꼭 ‘코로나 사태’ 때문만은 아니었다. 대개는 끝모를 경기불황을 이유로, 때로는 탈종교화 시대조류를 핑계로, 해를 거듭할수록 종교계는 위축됐다. 북가주 등 한인불교계라고 예외일 수 없었다. 기껏 있던 것도 흐지부지 사라지고 내둥 하던 것도 유야무야 건너뛰기 일쑤였다. 여기에다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 괴질이 덮쳤으니...
코로나 사태보다 근 십년 전부터 사실상 이름뿐인 사찰이 된 샌프란시스코 불광사는 논외로 치더라도, 싹 모아봤자 열 손가락을 다 채우지도 못하는 북가주 한인사찰 가운데 한 곳(마리나시티 우리절)은 완전히 문을 닫았고 또 한 곳(오클랜드 돈오사)은 문을 열린 것인지 닫힌 것인지 모를 지경이 됐다. 대부분의 사찰에서 법회가 제대로 열리지 못하는 형편이니 재가자단체들의 활동 또한 ‘동작 그만’ 상태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다. 백신접종 확산으로 지긋지긋 코로나사태가 멀지 않아 끝나리라는 희망과 델타변이 등 훨씬 고약한 변종들이 끝도 없이 설치리라는 절망이 엇갈리던 올해 봄에, 가칭 북가주여성불자회가 태동된다는 소식은 반가움 이전에 놀라움 뉴스였다.
수선회 다도회 등 다른 단체에서도 그랬듯이 여성불자회에서도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마다하지 않은 구순의 한혜경 보살은 말할 것도 없고 처음부터 뜻을 함께한 일곱 보살들 대부분이 6,70대란 점도 놀라웠고, 아날로그 세대인 이들이 줌(화상회의) 등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의견을 모으고 나누는 과정은 더욱 놀라웠다.
그러니 여성불자회 창립취지에 공감하는 예비회원이 두어달만에 50명을 넘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고 해야 되지 않을까. 유엔 베삭데이(부처님오신날) 선포에 기여하고 올해 5월 백악관에서 사상최초 베삭데이 기념식을 봉행하는 등 두드러진 활동을 보여온 미국국제불교협회(IBAA)가 북가주여성불자회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 것 또한 놀라워할 일이 아니지 않을까.
전언에 따르면, IBAA는 종파를 초월해 코로나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리는 문제를 주제로 달포 전에 열린 화상회의에 여성불자회 대표일꾼 광명화 보살을 초대했다. 이는 올해 7월 IBAA 이사로 추대된 진월 스님이 다리를 놨다고 한다. 줌미팅 뒤 IBAA 실무부회장인 인도계 B.N. 헤바 교수는 광명화 보살에게 이메일을 보내 줌미팅 때 제기한 질문에 대한 상세한 추가답변을 하는 한편 베이지역 한인불자들이 IBAA에 대한 정보를 보다 많이 공유하고 동참하기를 바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광명화 보살은 헤바 부회장으로부터 받은 메일 전문을 회원들과 공유했다.
한편 여성불자회는 매달 마지막 일요일 저녁 8시에 해오던 월례 화상회의를 마지막 금요일 저녁 8시로 옮기기로 했다. 이 또한 일요일 저녁 회의참가가 쉽지 않다는 일부 소원수리를 접수하고 여성불자회 카톡방에 일정기간 게재해 널리 의견을 모은 끝에 결정됐다고 한다.
<
정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