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하기 좋은 계절이다. 국내 리서치회사가 19~59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86.4%가 등산이 삶의 활력소가 된다고 답했다. 이 중 72.4%는 올해 등산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등산은 본인 체력에 맞게 조절이 가능하면서도 전신 운동 효과가 있다.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된다. 하지만 자칫 관절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무릎은 몸무게의 수 배나 많은 하중을 견뎌야 하기에 손상 위험이 높다. 등산 후 무릎이 붓고 결리거나 삐걱거리는 느낌이 든다면 반월상 연골판 파열을 의심해야 한다.
반월상 연골판 파열은 무릎관절 중간에 있는 반달 모양의 물렁뼈가 파열되는 것을 말한다. 본래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 충격을 흡수하고 무릎 안정을 돕는 역할을 하는데 심한 충격을 받으면 찢어질 수 있다.
특히 하산할 때 큰 보폭으로 급하게 내려오면 무릎이 뒤틀리면서 반월상 연골판이 파열되기 쉽다. 이미 퇴행성 변화가 시작된 중ㆍ장년층은 작은 충격에도 반월상 연골판이 찢어질 수 있기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물론 반월상 연골판이 파열돼도 처음에는 걸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져 나간 연골이 관절 움직임을 방해해 움직일 때마다 두둑 소리가 나고 무릎이 점점 붓는다. 무릎이 힘 없이 꺾이는 잠김 현상도 나타난다.
왕배건 부평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한 번 손상된 반월상 연골판은 자연적으로 치유되기 어려운 데다 방치하면 무릎연골마저 손상돼 훨씬 퇴행성 관절염이 빨리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왕 원장은 “무릎을 구부렸다 펼 때 뭔가 걸리는 듯하거나 무릎 힘이 빠져 휘청거리고 꺾이는 듯한 느낌이 든다면 전문의 진찰을 통해 반월상 연골판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등산 후 무릎에 이상이 생긴 것 같은데 판단이 애매하다면 주변인들의 도움을 받아보자. 반월상 연골판 손상 여부는 두 사람이 함께하는 테살리 검사(Tessaly’s Test)로도 자가 진단이 가능하다.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선 상태에서 양손을 잡은 뒤 증상이 있는 환자는 한쪽 발을 들고 검사할 다리의 발을 바닥에 붙인 상태로 20~30도 굽힌다.
손을 잡은 상대방이 좌우로 180도 움직일 때 자연스럽게 무릎도 회전시키면 되는데 이때 통증이 있으면 반월상 연골판 손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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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