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인 마수걸이 골·황의조 25m 벼락골·황희찬 만점 데뷔전
▶ 월드컵 최종예선 최대 고비 ‘10월 2연전’ 앞둔 벤투호에 큰 힘
한국 축구의 유럽 리거들이 모처럼 소속팀에서 동시에 신바람을 내 ‘고비의 10월’을 앞둔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을 미소 짓게 하고 있다.
부상 등으로 주춤하는 듯했던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보르도)가 다시 페이스를 되찾아가는 가운데, 여름 이적시장에서 팀을 옮긴 유럽파 후배 선수들이 빠르게 새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이적 후 첫 공격포인트가 늦어져 팬들을 애타게 했던 ‘막내’ 이강인(마요르카)이 23일(이하 한국시간) 드디어 마수걸이 골을 터뜨렸다.
‘거함’ 레알 마드리드와의 정규리그 원정 경기(마요르카 1-6 패)에 선발 출전해 팀이 0-2로 뒤지던 전반 25분 골대 왼쪽 하단 구석에 꽂히는 왼발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세계적인 스타 수비진을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당돌한 드리블로 상대 진영을 헤집고 고감도 슈팅으로 득점까지 올렸다.
좀처럼 출전 기회를 주지 않던 발렌시아를 떠나 마요르카에 새 둥지를 튼 뒤 3경기 만에 올린 첫 공격포인트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 2차전이 열린 지난 9월 A매치를 앞두고 이강인은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강인이 용트림하면서 벤투 감독은 2선 공격자원 선발 작업에 더 깊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벤투 감독은 10월 A매치에 나설 대표선수 소집명단을 27일 발표한다. 이강인은 그 전날 밤 9시에 오사수나와 정규리그 홈 경기를 치른다.
9월 A매치에서 부진에 종아리 부상까지 겹쳤던 황의조는 컨디션을 빠른 속도로 회복해가고 있다.
황의조는 이날 몽펠리에와 원정 경기(3-3 무승부)에서 전반 18분 벼락같은 25m 중거리슛으로 1-1 동점골을 넣었다.
지난 19일 생테티엔을 상대로 1, 2호골을 넣은 황의조는 2경기 연속골을 신고하며 ‘부활’을 선언했다.
다만, 경기 종료 직전 허벅지에 불편감을 느껴 교체된 것은 ‘작은 불안감’을 남겼다.
잉글랜드에서는 ‘에이스’ 손흥민이 종아리 부상을 예상보다 일찍 떨치고 그라운드로 복귀한 가운데 새 프리미어리거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주가를 높이고 있다.
지난 12일 울버햄프턴 데뷔전이던 왓퍼드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데뷔골을 폭발한 황희찬은 이날 토트넘과의 리그컵 32강전에서 처음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토트넘이 2-2 무승부 끝에 승부차기에서 이겨 16강에 올랐지만, ‘코리안 리거’만 놓고 보면 후반 교체 출전한 손흥민보다 황희찬이 더 빛난 경기였다.
팀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황희찬은 2-2 동점골 장면에서 시발점 역할을 했다. 브루노 라지 울버햄프턴 감독은 그에게 승부차기 1번 키커를 맡기며 ‘합격점’을 줬다.
이런 가운데 ‘괴물 수비수’ 김민재(페네르바체)도 터키 쉬페르리그에 일찍 적응해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김민재는 페네르바체 이적 뒤 공식전 5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최근 3경기에서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벤투호에 10월은 최종예선 최대의 고비다.
7일 시리아를 상대로 홈에서 3차전을 소화한 뒤 중동으로 장거리 원정을 떠나 12일 ‘난적’ 이란과 4차전을 치러야 한다.
중동 팀과의 이번 2연전에서 승수를 쌓지 못하면 벤투호 앞에는 가시밭길이 펼쳐진다.
이런 가운데 핵심 전력인 유럽 리거 여럿이 동시에 상승세를 보이는 점은 대표팀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