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본보 불교면 ‘문서포교 15년’ 빛과 그림자

2021-09-09 (목) 정태수 기자
크게 작게
본보 불교면은 2006년 9월에 태어났다. 북가주 한인불교계에 희망과 자신감이 넘쳐흐르던 때였다.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모임과 행사가 이어지던 계절이었다. 한번 모였다 하면 수십명 수백명을 거뜬히 넘기던 시절이었다. 태어난 다다음해(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라는 낯설고 고약한 이름의 회오리가 닥쳤다. 한바탕이 아니었다. 무려 10년 넘게 어기적어기적, 경기불황을 동반한 회오리였다. 지난해 초, 10년 불황기가 되레 호시절이었다 싶을 정도로 끔찍한 것이 들이닥쳤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줄여서 코비드19 사태로 불리는 이 괴물은 해를 넘겨 지금까지 세계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감사합니다 : 장기불황에다 코로나 사태까지 겹친 파고는 본보의 지면구성에도 큰 변화를 안겨줬다. 불교면이 터잡았던 종교섹션이 없어졌다. 그래도 불교면은 살아남았다. 메인섹션에 발붙일 곳이 마련된 것이다. 불교면의 경제적 효용성이 있어서가 아니다. 비즈니스적 잣대로만 보면 불교면은 2006년 호황기에도 태어나기 곤란했다. 그해와 다음해의 불교면 하단 광고란이 불교 관련으로 채워진 건 열 몇 번밖에 안된다. 본보 불교면이 15년 전 그때나 15년 뒤 지금이나 한국어로 발행되는 종합일간지 가운데 세계유일 불교면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는 건 여간 진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이례적인 생명력을 갖도록 도움을 주신 분들이 적지 않다. 으뜸은 새크라멘토 영화사 동진 스님이다. 스님은 불교면 창간 초기부터 애정어린 관심과 격려를 보여주는 한편으로 다달이 고품격 ‘무진등(無盡燈)’ 칼럼을 기고하고 불교명절은 물론 평소에도 지면제작에 가장 협조적이다. 재가자들 가운데서는 북가주 한인불교마을의 대모격인 한혜경 보살과 북가주 한인불교사의 산증인 이윤우 법사, 부처님오신날 같은 취재손길이 부족한 날이면 기자를 대신해 사진촬영과 현장스케치를 대신해준 자비행 보살과 이상운 거사, 연화합창단과 불자산우회가 10년 넘는 장수단체로 자리잡으며 경조사 음성공양(합장단) 후학사랑 장학생선발(산우회) 등 선업을 쌓도록 향도역할을 한 보월화 보살과 무문 거사 등이다.


◇반성합니다 : 불교면 관련 주문이나 쓴소리도 많았다. 일과성 행사 기사보다 두고두고 공부되는 내용을 보강해달라, 불자들이 직접 쓰는 신행수기 내지 수행일지 같은 비중을 높여달라는 등 주문이 심심찮게 들렸다.

그간 들었던 쓴소리 중 유독 찔렸던 게 몇 있다. 하나는 헤이워드 보현사, 버클리 육조사가 없어지는 과정에서 감시견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지적이다. ‘10년 묵은 닫힌 도량’처럼 된 샌프란시스코 불광사가 두 절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문이기도 하다. 불광사에 대해서는 지난해 7월 문제제기를 해 창건주 송운 스님측으로부터 해명성 답변서를 받았으나 1년 넘도록 답변서에 담긴 후속조치가 없어 적당한 시기에 다시 문제제기를 할 참이다.

또 하나는 여래사 창건주 설조 스님의 종단개혁투쟁을 전하는 과정에서 객관적 조명보다 스님만 두둔했다는 비판이다. 특히 “88세 노스님이 목숨을 건 개혁투쟁에 나선 것”으로 연일 보도했던 2018년 여름에는 그보다 11세나 낮은 스님의 실제나이를 둘러싼 의혹, 몇 년 전에 불거진 여래사와 대승사의 통합론과 뜬금없는 하프문베이 토굴 이야기 등을 거론하며 본보 불교면이 ‘편협한 우리의식’에 찌들어 스님편만 들었다는 쓴소리가 심심찮게 들려왔다.

◇기다립니다 : 본보 불교면을 보다 영양가있는 지면으로 꾸미기 위해 스님들과 법우님들이 직접 쓰는 비중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고백이든 수기든 제안이든, 신행생활 수행정진에 관련된 그 어떤 글이라도 좋다. 예컨대 “내가 만난 부처님” “나의 불교 입문 이야기” “우리절 우리스님 이야기” 등 제목을 붙여 연재용으로 써도 무방하다. 1회분은 A4용지 1매분량이 적당하다. 글은 보원 보살(sfjessie@gmail.com)에게 보내면 된다.

<정태수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