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9.11 테러 이후 미국 내 이슬람 인구 증가세

2021-09-09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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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은 출산률로 꾸준한 증가 20년간 인구는 약 150만 명

▶ 사원은 2배 넘게 늘어… 최근 정계 진출 속도도 빨라져

9.11 테러 이후 미국 내 이슬람 인구 증가세

이라크 여성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를 걷는 모습. [로이터]

이틀 뒤면 911테러 발생 20주년이 된다. 2001년 발생한 911테러는 미국 내 이슬람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계기다. 이후 20년간 미국 이슬람 인구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여론 조사 기관 퓨 리서치 센터가 연방 센서스국의 통계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07년 약 235만 명(전체 인구 중 약 0.8%)이었던 미국 내 이슬람 인구는 20017년 약 345만 명으로 늘었고 지난해까지 전체 인구의 약 1.1%에 해당하는 약 385만 명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20년간 이슬람 인구가 꾸준히 증가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요인에 의해서다. 그동안 이민에 의한 이슬람 인구 유입 속도가 빨라진 한편 미국 내 다른 종교 집단에 비해 출산 자녀 수가 많아 이슬람 인구가 급속도로 팽창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연방 이민법 개정으로 인해 이민에 의한 이슬람 인구 유입은 다소 주춤해졌지만 기존 이슬람인들의 높은 출산율로 인해 인구는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슬람 인구 증가로 이슬람 사원 숫자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000년 조사 당시 전국 약 1,209곳에 불과했던 이슬람 사원은 2011년 약 2,106곳, 2020년 약 2,769곳으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이슬람 커뮤니티 확장과 함께 정계에 진출하는 이슬람 정치인도 하나둘씩 늘고 있다.


이슬람 교인 최초로 연방 의회에 입성한 정치인은 2007년 당선된 키스 엘리슨이며 같은 해 안드레 카슨이 사상 두 번째 이슬람 정치인으로 연방 하원 의원으로 선출됐다. 2018년 선거에서는 이슬람 여성 최초로 일한 오마가 117기 연방 하원에 입성했다.

이슬람 인구는 증가하고 있지만 이슬람 교인이 미국에서 느끼는 차별 행위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2017년 조사 당시 이슬람계 미국 성인의 절반에 달하는 약 48%가 종교를 이유로 차별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가장 많이 경함한 차별 행위로는 이슬람인을 향한 의심하는 태도였고 육체적 위협이나 폭력을 당한 경우도 있었다. 차별을 경험했다는 이슬람계 미국 성인 비율은 2007년 약 40%, 2011년 약 43%로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미국인들이 이슬람 교인을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만은 않았다. 각 종교 집단을 대상으로 2014년, 2017년, 2019년 각각 실시된 설문 조사에서 이슬람 교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무신론자와 함께 가장 부적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3월 실시된 설문 조사에서는 이슬람 교인에 대한 차별 행위가 타 종교 그룹에 비해 많을 것으로 생각하는 미국인 가장 많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슬람은 폭력적’이라는 인식에는 지지 정당별로 차이가 나타났다. 2002년 조사 때만 해도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의 이 같은 인식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 중 이슬람이 폭력을 조장한다는 인식이 늘어난 반면 민주당 지지자의 이 같은 인식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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