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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 레이크타호는 ‘고스트 타운’

2021-08-31 (화)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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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도르 산불 강풍 타고 확산, 대피령에 꼬리 문 피난 행렬

▶ 가주 국유림 모두 임시 폐쇄***네바다주는 비상사태 선포

사우스 레이크타호는 ‘고스트 타운’

30일 소방관들이 사우스 레이크타호 인근 크리스마스밸리 지역에서 칼도르 산불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진화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


엘도라도 카운티의 '칼도르' 산불이 강풍을 타고 빠르게 확산함에 따라 30일 주민 2만2천명이 황급히 피난길에 오르면서 사우스 레이크타호시는 고스트 타운이 돼버렸다.
대피령이 내린 이날 오전부터 새크라멘토와 네바다주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에는 피난 차량이 꼬리를 물고 길게 이어졌고, 소방대원들은 화염이 집어삼키는 집과 오두막(캐빈), 업소와 스키 리조트를 지켜내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AP 통신은 "인기 있는 관광 도시가 산불을 피해 달아나는 차량으로 꽉 막혔다"며 "자전거와 캠핑 장비, 보트를 실은 차량이 도로로 쏟아지면서 교통체증이 빚어졌고 (산불이 뿜어낸) 흐릿한 갈색 연기 속에서 꼼작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피난길에 오른 주민 켄 브레슬린은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불길이) 이곳까지 올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산불 위험은) 현실이 됐다"고 걱정했다.


호텔을 운영하는 닐 팬철은 "여기서 오래 살았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며 "산불 연기 때문에 목이 아프고 아이들은 울고 있다"고 말했다.

이 도시의 핵심 의료시설인 바턴 메모리얼 병원은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고 엘도라도 카운티 셰리프국은 수감자들을 이웃한 교도소로 보냈다.

아직 불길이 사우스 레이크타호까지 접근하지는 않았으나 강제대피령은 엘도라도 국유림 주변 지역에 발효됐다. 칼도르 산불은 31일 오전 기준 19만1,607에이커를 태웠고 16% 진압됐다. 하룻밤새 전소면적이 5천에이커 불어났다.

캘파이어는 3만4천채의 구조물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나무 꼭대기의 불씨가 때로 1마일까지 날아가 새로운 불꽃을 일으키고 있어 강풍이 진화에 걸림돌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앞으로 최대 시속 56㎞ 돌풍이 예상된다며 산불 확산을 경고했다. 캘파이어는 칼도르 산불이 89번 하이웨이쪽으로 번지고 있다면서 아직 마이어스(Meyers) 구조물 피해는 없고 크리스마스 밸리(Christmas Valley) 지역에 불길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칼도르 산불로 엘로라도, 아마도어, 알파인 3개 카운티에서 주민들의 대피가 이뤄지고 있다.

또 칼도르 산불이 바람을 타고 캘리포니아주를 넘어 네바다주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스티브 시솔락 네바다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에서 산불이 확산하면서 주 경계 내에 있는 모든 국유림에 임시 폐쇄 조처가 내려졌다. 미 산림청은 산불 위기 상황을 고려해 9월 17일까지 캘리포니아주 전체 국유림의 문을 닫기로 했다고 31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이 보도했다.
산림청은 "캘리포니아주 전역에 걸친 극심한 산불 상황 때문에 공공의 안전과 소방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국유림 임시 폐쇄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9월 6일 노동절 연휴 기간 캘리포니아주 국유림 방문객이 늘면서 새로운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폐쇄 조처는 "안전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임시 폐쇄 기간 국유림에 들어갔다 적발된 사람에게는 최대 5천 달러 벌금이 부과된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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