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에는 다양한 장애물이 존재한다. 그 중 벙커는 가장 흔히 볼 수 있고, 그만큼 접할 상황이 잦다. 장애물이기 때문에 스코어를 잃는 요인이 되지만 극복한다면 스코어를 줄일 수 있다.
벙커에 볼이 들어가면 두려움에 빠지는 골퍼를 위해 네 차례에 걸쳐 다양한 상황별 탈출법을 소개한다.
첫 번째는 평평한 모래에 볼이 살짝 놓여 있고, 벙커턱이 낮은 난이도가 가장 낮은 벙커샷이다.
벙커에 볼이 들어가면 몇 가지 따져볼 것이 있다. 볼이 모래에 어느 정도 묻혔는지, 볼과 스탠스의 경사는 어떠한지, 벙커턱이 얼마나 높고 볼과의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볼에서 홀까지 거리가 얼마인지, 볼과 벙커턱, 벙커턱과 그린 가장자리, 그린 가장자리에서 홀까지 거리 등이다.
위 상황처럼 볼이 모래에 묻히지 않고, 발과 볼의 높이가 동일한 평평한 상태, 벙커턱이 낮다면 벙커라는 장애물치고 상황이 아주 좋은 편이다.
■어드레스
벙커샷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다. 볼을 먼저 치느냐, 모래를 먼저 치느냐다. 먼 거리를 공략하는 페어웨이 벙커라면 볼, 그린과 가까운 그린 사이드 벙커라면 모래를 먼저 타격한다.
위 상황처럼 그린 사이드 벙커에서 모래를 먼저 타격하고 볼까지 퍼 올리려면 웨지의 바운스를 이용해야 한다. 클럽의 바닥, 즉 솔을 살펴보면 이중, 또는 삼중으로 굴곡이 진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운스다. 이 부분으로 모래를 치면서 볼 밑으로 들어가 퍼 올린다고 상상하자. 모래를 먼저 타격하므로 볼 위치는 중앙에서 약간 왼쪽에 둔다.
다음, 바운스로 타격하기 위해 페이스를 오픈해야 한다. 일반적인 샷에서는 리딩에지가 스탠스와 직각, 타깃을 향한다.
반면 벙커샷에서는 페이스가 오픈되며 리딩에지가 사선으로 눕혀진다. 마지막으로 벙커샷은 가파르게 내리치므로 스윙궤도가 아웃사이드인으로 흐른다.
아웃사이드인이면 타깃보다 왼쪽으로 볼이 날아간다. 하지만 페이스를 오픈했기 때문에 볼이 오른쪽으로 날아간다. 이 두 가지를 고려해 방향을 정하면 되는데 타깃보다 약간 왼쪽을 보고 스탠스를 잡는다.
■백스윙톱
아마추어골퍼들이 벙커샷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래를 먼저 타격해야 하는데 볼을 먼저 쳐서 그린 너머 멀리까지 볼을 날린 경험과 이를 의식한 탓에 약하게 스윙해 볼이 벙커를 벗어나지 못한 경험의 반복 때문일 것이다. 명심할 것은 정상적인 벙커샷으로 볼을 멀리 보내기 힘들다는 점이다. 있는 힘껏 강하게 타격해도 50야드 이상 보내기 힘들다. 따라서 자신감을 갖고 강하게 스윙하라. 박현빈의 경우 30야드 거리의 벙커샷 때 56° 웨지로 풀스윙의 80% 정도 스윙을 한다.
■볼 뒤 모래를 타격하라
박현빈은 "볼보다 모래를 먼저 타격하는데 어느 지점을 타격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아마추어골퍼가 많다"고 말했다. 타격 지점이 볼에 가까우면 모래를 얇게 퍼 볼을 멀리 보내거나, 반대로 멀면 모래에 클럽이 박혀 볼을 전혀 띄우지 못한다. 때문에 벙커샷에서는 어느 지점을 타격하느냐가 중요하다. 박현빈은 "볼 뒤 2~3cm 지점을 목표로 정한다"며 "클럽이 모래에 닿는 순간 일어서지 말고 모래를 한가득 퍼낸다고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볼이 벙커 밖으로 나간다"고 소개했다.
■아웃사이드인 궤도의 흔적
가파른 스윙궤도를 그리기 때문에 클럽이 볼 바깥에서 안쪽으로 이동하는 아웃사이드인이다. 임팩트 후 모래가 퍼진 형태를 보면 타깃 왼쪽을 향한다. 하지만 페이스를 오픈했기 때문에 볼은 목표로 한 방향으로 날아간다. 이에 비춰보면 페이스 오픈의 정도에 따라 볼이 뜨는 높이가 달라지고, 그에 맞춰 스탠스를 조절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박현빈의 말이다.
"벙커샷이 두렵다면 몇 가지 팁만 기억하면 된다. 볼을 중앙에서 왼쪽에 둔다. 타깃보다 왼쪽을 향해 선다. 클럽의 페이스를 오픈한다. 클럽을 가파르게 들었다가 내린다. 클럽의 바운스로 볼 뒤 2~3cm 지점의 모래를 친다. 일어서지 말고 모래를 많이 퍼낸다. 이렇게 하면 벙커샷이 아주 쉽게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