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5일까지 열전…개회식은 무관중에 차분한 분위기
▶ 한국 선수단 82번째로 입장…기수는 보치아 최예진
24일 오후 일본 도쿄 신주쿠의 국립경기장(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개회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기수는 최예진(보치아)과 그의 경기 파트너인 어머니 문우영씨가 맡고 있다.[로이터]
일본 도쿄 하늘에 다시 한번 밝은 성화가 타올랐다.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24일 오후 8시 일본 도쿄 신주쿠의 국립경기장(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회식으로 13일의 열전을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림픽과 함께 1년 연기돼 치러지는 이번 대회는 다음 달 5일까지 펼쳐진다. 전 세계 161개국과 난민팀에서 역대 가장 많은 4천403명의 선수가 22개 종목 539개 메달 이벤트에서 경쟁한다.
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개회식은 ‘우리에겐 날개가 있다’(We have wings)라는 주제로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2020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 개·폐회식의 공통 주제인 ‘전진’(Moving Forward)에 더해 우리가 모두 역풍과 고난을 헤쳐나갈 ‘날개’를 가지고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다만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대회가 ‘무관중 원칙’으로 열리는 만큼, 개회식도 일반 관중 없이 조용히 치러졌다.
키워드가 ‘날개’인 만큼, 개회식은 ‘비행’과 ‘공항’ 등을 콘셉트로 꾸며졌다. ‘비상 준비’(READY TO FLY)라는 타이틀로 오프닝 영상과 카운트다운, 불꽃놀이로 개회식의 시작을 알렸다.
스타디움은 ‘파라 공항’으로 묘사했다. 항공기의 허브가 되는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변화가 시작되는 곳이라는 의미를 품었다.
다양한 연령, 성별, 인종과 장애인과 비장애인 등이 모여 100명으로 구성된 크루가 경쾌한 리듬에 맞춰 춤을 추며 패럴림픽의 개막을 축하했다.
나루히토 일왕과 앤드루 파슨스 IPC 위원장,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등 주요 귀빈이 입장한 뒤에는 일본 국기가 게양됐고, 시각장애가 있는 싱어송라이터 사토 히라리가 일본 국가를 불렀다.
일본 전통 기계 ‘가라쿠리’ 공연, 패럴림픽의 상징물 아지토스를 표현하는 이벤트 등도 펼쳐져 개회식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어 활주로를 연상케 하는 조명과 안내방송이 흘러나온 뒤 개회식의 ‘하이라이트’인 선수단 입장이 시작됐다.
도쿄 패럴림픽 참가팀은 총 162개지만, 선수단 입장에서는 163개 팀이 소개됐다.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의 장악으로 대회 참가가 좌절된 아프가니스탄이 포함됐다.
5번째 순서로 아프가니스탄이 소개되자 대회 조직위원회의 자원봉사자가 국기를 들고 행진했고, 조용하던 경기장에서는 대회 관계자와 취재진의 응원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가장 먼저 등장한 건 6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난민팀이었다.
러시아의 도핑 샘플 조작을 인정한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2020년 12월 판결로 2022년까지 2년간 국제 종합대회나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국기와 국가를 사용할 수 없는 러시아는 28번째에 ‘러시아패럴림픽위원회’(RPC)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아프가니스탄이 추가됨에 따라 예정된 81번째가 아닌 82번째로 입장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14개 종목에 159명(선수 86명·임원 73명)의 선수단을 파견했으나, 이날 개회식에는 주원홍 선수단장과 일부 선수 등 40명만이 참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행사에 참석하는 선수단의 인원도 축소됐다.
훈색(분홍빛 계열) 저고리와 대님바지가 눈에 띄는 생활한복 디자인의 행사 단복을 입은 한국 대표팀은 밝은 얼굴로 태극기와 ‘코리아’(KOREA)가 적힌 부채를 흔들며 개회식장에 들어섰다. 기수는 보치아 대표팀의 최예진과, 그의 경기파트너인 어머니 문우영씨가 맡아 선봉에서 태극기를 펄럭였다.
1시간 30분가량에 걸친 선수단 입장과 공연이 끝나자, 하시모토 세이코 대회 조직위원장의 개회사를 통해 ‘안전한 대회 운영’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