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선 음악감독 지휘 첫 공연에 기립박수
▶ 방역수칙 준수, 다음달 5일까지 총 5회 공연
토스카로 분장한 소프라노 아일린 퍼레즈(왼쪽)와 카라바도시 역의 테너 마이클 파비아노.<사진 샌프란시스코오페라>
토스카로 분장한 소프라노 아일린 퍼레즈와 카라바도시 역의 테너 마이클 파비아노가 공연 막바지 열연을 펼치고 있다.<사진 샌프란시스코오페라>
21일 밤 샌프란시스코의 워 메모리얼 오페라 하우스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오페라(SFO)의 2021-2022년 시즌 개막 공연 '토스카'는 관객들의 열광적인 기립 박수로 막을 내렸다.
한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그리고 한국인으로는 지휘자 정명훈씨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 메이저 오페라단의 음악감독을 맡은 김은선(41)씨가 음악감독으로 열린 이날 공연은 라이브 무대에 목말랐던 관객들에게도 갈증을 달래줄 오아시스 같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공연을 중단했던 샌프란시스코오페라가 1년 6개월 만에 공연장에서 관객과 만난 자리였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오페라 김은선 음악감독.<사진 샌프란시스코오페라>
총 3막으로 이뤄진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에서 관객들은 막이 시작할 때마다 오케스트라 피트에 모습을 드러내고 인사하는 김 감독에게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토스카'는 프랑스 혁명 이후 나폴레옹의 군대가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 북부 마렌고에서 오스트리아 군대와 전투를 벌인 1800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젊은 남녀의 비극적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매력적인, 그러나 질투 많은 소프라노 가수 토스카, 그의 연인이자 화가인 카바라도시, 그리고 오페라계 최대의 악당 중 하나로 꼽히는 로마 경찰청장 스카르피아 등 3명의 주요 인물이 극을 끌어간다.
이들 세 명이 모두 비극적 최후를 맞이하는 만큼 극의 전체적인 색채는 어둡고 무겁다. 그럼에도 남녀 간의 사랑 싸움이나 희극적인 신부 등등 웃음을 안기는 요소도 곳곳에 있다.
헤로인인 토스카 역에는 소프라노 아일린 퍼레즈가, 카라바도시 역에는 테너 마이클 파비아노가 각각 캐스팅됐는데 관객들로부터 호평받는 노래와 연기를 선보였다.
2막의 대표 아리아로 꼽히는 토스카의 솔로 공연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와 3막의 대표 아리아인 카바라도시의 솔로곡 '별은 빛나건만'이 끝난 뒤 객석에선 '브라보'하는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소프라노 퍼레즈는 도이체 슈타츠오퍼 베를린 등이 무대에 올린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라보엠'의 '미미' 역 등으로 유명한 가수다.
도이체 슈타츠오퍼 베를린의 '시몬 보카네그라'에서 아멜리아 역을 맡아 플라시도 도밍고와 협연하기도 했다.
또 테너 파비아노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도이체 오퍼 베를린의 '라 보엠'에서 로돌포 역을, 파리 오페라의 '오셀로'에서 카시노 역을 맡는 등 다양한 역을 소화했다.
두 사람 모두 미국인 음악가에게 주어지는 '리처드 터커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김 감독은 샌프란시스코오페라가 자체적으로 한 인터뷰에서 푸치니 작품 중 '토스카'와 '라 보엠', '나비부인' 등 3편을 지휘해봤는데 그중 '토스카'가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감정에 휩쓸리지 않도록 중심을 지키기 위해 애써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극의) 스토리 때문이 아니라 푸치니의 언어, 그의 화성과 기악 편성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했다.
한편 SF 오페라는 이번 공연을 앞둔 수칙으로 모든 입장객은 백신 증명서와 마스크를 의무화 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오페라 공연 나들이가 필요한 사람들은 백신을 미리 맞아둘 것과 최소한 공연 이틀 전에 코로나 감염 여부를 확인받아야 한다. 모든 티켓은 현장에서의 구입이 불가능하며 온라인 및 전화를 통한 예약 구입만 가능하다.
'토스카'는 이날 공연을 포함해 다음 달 5일까지 총 5회 공연된다. 공연은 인터미션 2번 을 포함해 총 2시간 40분이다.
▶티켓: (415) 864-3330, www.sfopera.com
'토스카'는 오페라 애호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중 하나로 1900년 로마에서 첫공연됐으며 미국에서는 미국은 1901년 뉴욕 메트 오페라가 처음으로 공연을 펼쳤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는 1923년부터 2018년까지 총 39 시즌에 '토스카'를 무대에 올렸으며 이번 시즌이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가 공연하는 40번째 '토스카' 연주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