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문예공모 시 부문 가작] 나의 바다에는 눈 큰 고래가 산다
2021-08-19 (목) 12:00:00
김소형
![[2021 문예공모 시 부문 가작] 나의 바다에는 눈 큰 고래가 산다 [2021 문예공모 시 부문 가작] 나의 바다에는 눈 큰 고래가 산다](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1/08/18/20210818181005611.jpg)
김소형
마음 우물에 물이 마르면
나의 바다는 마중물이 된다.
깊은 바다 속 고래는
소금기 가득한 물을 담아다
언거푸 푸우 거리며
나를 들어올린다.
허걱거리던 물길질이 트일때
소리는 거칠고 아파서
마음바닥이 푸르게 멍이든다.
눈 큰 고래는 그 큰 눈을 들어
마음 바닥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연신 푸우 거린다.
메말라 살점이 갈라진 곳에 물길을 보내려
조아리고 헤엄쳐 길을 만든다.
마침내 꽐꽐 물이 쏟아져 내렸다.
고래의 눈에 고였던 눈물들이 함께 떨어졌다
시큰하게 코끝을 당긴다
잊혀졌던 바다에서 온 눈 큰 고래가
마음바닥의 상처를 핥아주던 커다란 고래가
나의 바다에는 눈 큰 고래가 산다.
입상소감 김소형뜨거운 햇살이 비추이는 여름이 열리는 시간에도 바람은 아침과 저녁으로 봄과 가을의 계절을 담아오고 있습니다. 이 여름의 초입에 미주한국일보의 문예공모 심사위원 분들이 부족한 저의 글을 읽어주시고 뽑아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게 글을 쓰는 일은 제 자신을 치유하는 길이었습니다. 어디에도 다 토로하지 못한 자신만의 울컥거림이 존재하던 시간, 마음안에서 눈 큰 고래가 다가와 상처를 핥아주고 물길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것은 어릴적 행복했던 한 순간이기도 했고, 삶속에서 만났던 따뜻한 분들의 사랑과 비온 후 걸었던 숲의 오솔길이기도, 호숫가 물결 위에서 빛나던 햇살이기도 했습니다. 그 글이 이제 제 안의 울타리를 넘어 생명의 호흡을 갖고 어딘가로 흘러 누군가의 가슴에 닿아 조그마한 바람이 될 수 있다면, 그리하여 누군가에게 위로와 삶의 힘이 되어 줄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생각합니다. 미국에와 함께 책을 읽고 나누었던 SF한문협과 매일 시를 읽고 단상을 나누며 마음을 함께한 실리콘벨리 Fimdme 전시참(전시적 시참견)과 글쓰기 모임 동우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누군가의 삶에 희망과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누구에게나 있는 마음안 우물이 말라올때면 그 글이 마중물이 되고 물길이 되어 깊은 바다 속 고래를 불러올 수 있었으면 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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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