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 어린이병원 인종차별... 흑인의사 차별 항의 퇴직 후에도 별로 개선 안 돼

2021-08-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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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조사기관 조사 “비리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시애틀 어린이병원 인종차별... 흑인의사 차별 항의 퇴직 후에도 별로 개선 안 돼
환자들은 물론 전문의 등 직원들에까지 인종차별 행태가 만연해 비난을 받은 시애틀 어린이병원(SC)이 약 반년에 걸친 외부기관의 치밀한 조사에서 비리가 여전히 상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에릭 홀더 전 연방 법무장관이 이끄는 워싱턴DC 소재 코빙턴&벌링 법률회사는 조사보고서에서 SC가 직원의 인종다양성 면에서는 약간 개선을 이뤘지만 유색인종이 고위직에 드물고 이들이 승진과 자발적 퇴사 등에서 여전히 인종차별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총 11개 항목으로 요약된 보고서는 SC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채용한 고용원 중 히스패닉과 라티노 수가 감소했다는 점이 인종차별의 증거일 수 있다며 이 이 같은 점은 SC 산하의 오데사 브라운 어린이 병원(OBCC)에서 두드러진다고 덧붙였다. OBCC가 소재한 시애틀의 센트럴 디스트릭은 유색인종과 저소득층 주민이 밀집한 지역이다.


이번 조사는 OBCC 의료국장이었던 벤 대니엘슨 소아과의사가 작년 11월 SC의 ‘제도적 인종차별’을 항의하며 퇴직한데서 비롯됐다. 주민들의 인기와 신망을 한 몸에 받았던 흑인 대니엘슨이 병원을 떠나자 주민들이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코빙턴 법률회사는 금년 1월부터 조사를 시작, 그동안 1,000여명의 직원 등 관계자들을 면접했다고 밝히고 흑인들에 대한 인종욕설이 사라지지 않았고, 소수계 환자들을 위한 통역편의가 갖춰지지 않았으며, 특히 유색인종 환자들을 대하는 의사들이 신변이 위험하다며 병원 보안요원을 호출하는 소위 ‘자주색 코드’를 남용하는 점이 시정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SC의 수잔 베처 이사장은 코빙턴 조사가 7월에 완료된 후 조사보고서를 요약해 발표했지만 내용이 너무 부실해 오히려 커뮤니티의 분노와 고통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이사회를 열어 조사보고서 내용을 상세하게 다시 밝히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공영병원의 평가위원회 위원이었던 게리 락 전 주지사는 SC가 이번 조사보고서에서 드러난 결점을 빨리 보완함으로써 새 출발하는 계기로 삼아 평등한 의료시설의 선두주자가 되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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