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70만 베이버부머, 원치않는 은퇴

2021-08-10 (화) 12:00:00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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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졸자들, 대졸자에 비해 67% 더 실업 경험

▶ 대졸자 은퇴자금 17만달러, 고졸자 9,000달러 불과

170만 베이버부머, 원치않는 은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준비되지않은 상태로 은퇴해야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로이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은퇴준비가 안된 더 많은 노령의 미국 근로자들이 원하지 않는 은퇴를 해야하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연구 조사기관인 ‘뉴스쿨 은퇴 에퀴티 랩’(이하 뉴스쿨)에 따르면 170만명의 미국인들이 현재 팬데믹으로 인해 예정보다 일찍 은퇴를 해야하는 상황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연구조사는 미국인의 삶뿐만 아니라 은퇴에도 불평등이 발생하고 있으며 일부 베이비부머들은 정작 은퇴하면서 노년을 즐겨야할 시절에 가난에 취약하게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 처한 은퇴자들은 대부분 65세 이상인 경우가 많았고 상당수는 그 연령대 이하의 학사학위가 없으며 급변한 상황에 대처할 재정능력이 없는 경우이다.


2019년과 2021년 사이에 학사학위가 없는 55세에서 64세 베이버부머 세대의 은퇴는 5%가 늘어난 반면 학사학위가 있는 이 연령대 베이버부머 세대의 은퇴는 오히려 4%가 줄었다.

뉴스쿨의 노동경제학자이자 경제정책 기관 슈워즈 센터의 테레사 길라두시 국장은 “학사학위가 있으면서 안정적인 커리어에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는 고소득 성인의 경우 누구보다도 현재 상황에 제대로 적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교 학사학위가 코로나19 사태처럼 경제상황이 안 좋을 때 취업시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가 되는 것이 증명이 됐다. 이번 팬데믹으로 인해 지난해 4월 실업사태가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을 때 고등학교 졸업자들이 대학교 학사학위 소지자들보다 67%가 더 실업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커리어 내내 일자리의 불안정과 월급이 더 적은 것도 고졸자가 대졸자에 비해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획없이 은퇴했을 때 빈곤에 허덕이는 위험성도 더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팬데믹 사태로 더욱 고령층의 근로자들이 경제적으로 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은퇴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리면서 은퇴한 후 여생을 즐겨야 할 시기에 오히려 빈곤선에 허덕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사학위가 없는 베이비부머 근로자들은 지난 2019년에 은퇴시 9,000달러의 은퇴자금을 마련했으며 학사학위가 있는 베이비부머의 경우 16만7,000달러의 은퇴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집계됐다. 슈워즈 센터의 테레사 길라두시 국장은 “은퇴연령에 도달한 베이비부머들이 대거 라이프스타일을 하향조정하고 생활의 질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고 “이로 인해 더 많은 노년층의 빈곤화에 일조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학사학위가 없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불평등 구조가 더욱 악화되었으며 특히 늙어서도 가난에서 헤어나올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인 ‘일자리’조차도 잡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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