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델타’히스패닉계 특히 위험...워싱턴주 전인종 중 백신접종률 최저

2021-08-0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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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티노 4명중 한 명 12세 이하로 백신접종 대상 아냐’

‘델타’히스패닉계 특히 위험...워싱턴주 전인종 중 백신접종률 최저

로이터

코로나바이러스의 델타 변종이 워싱턴주를 6차 감염유행으로 몰고 있는 가운데 모든 인종 중 현재까지 백신접종률이 가장 낮은 히스패닉계 주민들의 감염위험이 특히 우려되고 있다.

백신을 한번이라도 맞은 히스패닉 주민들의 비율은 43%로 주 평균치인 57%를 크게 밑돈다. 주민 3명중 2명이 히스패닉인 아담스 카운티에선 백신접종률이 34%, 주민 절반 이상이 히스패닉인 프랭클린 카운티에선 32%에 불과해 히스패닉 접종률이 인구와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라티노 주민 4명 중 1명(25%)이 12세 이하로 백신접종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주 보건부(DOH)는 밝혔다. 백인과 아시아인의 12세 이하 인구분포는 13%, 흑인은 17%이다.


워싱턴대학(UW) 라틴계 보건센터의 레오 모랄레스 소장은 “백신접종 대상자이건 아니건,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은 매우 위험하며 특히 델타 변종 바이러스는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모랄레스는 히스패닉계가 공중보건 시스템에서 전통적으로 소외돼 왔다며 이들의 백신접종률이 낮은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부분 정규 주치의가 없고, 보험도 비싸 가입하지 못하며, 언어장애 또는 추방이 두려워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모랄레스는 설명했다.

시애틀-킹 카운티 보건국의 마티아스 발렌주엘라 평등국장은 라티노들이 대부분 필수직종에 종사하고 있어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위험성이 많을뿐더러 한 가구에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경우가 백인이나 흑인보다 많기 때문에 백신 접종순위가 높은데도 이를 기피해 실제 바이러스 감염률은 백인보다 5배나 높다고 말했다. 그는 히스패닉계가 대부분 보수적이어서 백신의 위험성이나 음모론 등 남미 각국에서 파생하고 있는 가짜 뉴스에 현혹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DOH 집계에 따르면 워싱턴주에서 지난주 입원한 코비드-19 환자는 600명으로 직전 주에 비해 20% 늘어났고 병상 점유율도 금년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확진자 비율도 지난달 2%에서 5.5%로 늘어났다.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확진 판정을 받았거나 입원했거나 사망한 12세 이상의 워싱턴주 주민 중 94%가 백신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사람인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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