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접종률 낮은 한국인 미국 방문 감소 예상
▶ 기업·항공·여행·물류 업계 등 상황 예의주시
연방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외국인에 한해 미국 입국 허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한인 여행업계와 기업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 내 코로나19 백신의 완전 접종률이 크게 낮다 보니 한국인들의 미국 방문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4일 AP통신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 조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외국인 방문객만 미국 입국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치를 검토 중에 있다고 보도했다. 적용 시기 등 세부 내용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일부 예외가 있을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모든 외국인이 대상이라 한국도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코로나19 백신 완전 접종자에 한해 미국 입국이 허용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인 경제계는 향후 파장에 대한 우려와 함께 대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5일 기준으로 완전 접종률이 14%로 저조하기 때문에 한국 여행객들은 물론 일반 기업인들의 미국 방문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특히 한국에서 접종이 많이 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경우 연방 식품의약국(FDA)의 비상 사용 승인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에 대한 입국 여부도 불투명하다.
LA 한인 여행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지난 7월 독립기념일 특수를 톡톡히 누렸던 한인 여행업계는 다음달 노동절이라는 또 하나의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입국 규제 조치가 여행업계 회복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걱정을 내비치고 있다.
LA의 한 한인 여행업체 관계자는 “백신 접종자에 한해 미국 입국자를 제한하는 조치는 회복세에 있는 한인 여행업계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며 “델타 변이 확산과 함께 악재가 겹친 상황이라 마음이 복잡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들도 새로운 미국 입국 규제 조치가 LA-인천간 항공 수요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새로운 입국 규제 조치가 취해지는 것은 아니어서 한인 유학생들의 미국 복귀와 같은 여름 항공 수요는 영향을 받지 않지만 실시가 되면 현재 30% 수준에 머물고 있는 LA-인천간 노선의 탑승률이 하락하는 등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국적항공사 관계자는 “이 조치가 한국 등 아시아권 항공 수요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여서 진척 상황에 따라 대안 모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본사와 출장 왕래가 잦은 한국 기업의 미국 법인들도 가슴앓이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새로운 입국 규제가 현실화되면 한국 본사의 미국 출장 일정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그나마 한국 내 대기업의 경우 미국 출장 계획이 잡혀 있는 임직원들은 사전에 한국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들에게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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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