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08년 대침체 때 닫힌 미국인 지갑 열리지 않아” ‘자선 단체 기부 미국인 비율 처음으로 50% 미만’

2021-08-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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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 단체에 대한 기부 감소 두드러져, 젊은층 자선 단체 신뢰도 하락이 원인

“2008년 대침체 때 닫힌 미국인 지갑 열리지 않아” ‘자선 단체 기부 미국인 비율 처음으로 50% 미만’

자선 단체를 도우려는 미국인들이 점점 줄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

자선 단체를 도우려는 미국인들의 후원이 급감한 가운데 특히 종교 관련 자선 단체에 대한 도움의 손길이 크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디애나 주립대가 최근 발표한 미국인들의 기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자선 단체에 기부한 미국인은 2000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자선 단체 기부 미국인 비율은 2002년 약 68%로 가장 높았으나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2008년까지만 해도 약 65%대를 유지했던 자선 단체 기부 미국인 비율은 2010년부터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2018년 처음으로 50% 미만인 약 49.6%로 줄었다.

같은 기간 자선 단체 기부 금액 역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00년의 경우 미국인의 자선 단체 평균 기부액은 연간 약 1,790달러였고 2004년에는 약 1,886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던 기부액은 2014년 약 1,480달러까지 떨어졌다가 2018년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약 1,280달러로 감소했다.


미국인들의 자선 단체 기부 감소 현상은 일반 자선 단체보다 종교 관련 자선 단체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종교 관련 자선 단체에 기부하는 미국인 비율은 2000년 약 46.5%에서 2018년 약 29%로 급감했고 연평균 기부액도 같은 기간 약 1,107달러에서 약 771달러로 뚝 떨어졌다.

같은 기간 비종교계 자선 단체에 대한 기부 비율도 약 55%에서 약 42%로 하락했지만 종교 관련 자선 단체에 비해 더딘 감소세를 보였다. 비종교계 자선 단체에 대한 연평균 기부액은 2000년 약 684달러에서 2018년 약 509달러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인디애나 주립대 측은 “경기 대침체가 발생한 2008년 이후 기부 감소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라며 “그러나 최근 경제가 회복됐음에도 불구하고 기부 감소 현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디애나 주립대 측은 또 “2008년~2016년에 나타난 기부 감소 현상은 소득 감소, 자산 감소, 주택 가치 하락 등에 영향을 받았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자선 단체에 대한 젊은 세대의 신뢰 하락이 기부 감소 현상을 이끌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30세 미만 연령대의 자선 단체 신뢰 비율은 약 25%였지만 2014년에는 약 19%로 하락했다. 한편 기부 트렌드 조사 기관 ‘기빙 USA’(Giving USA)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2020년 미국인들의 기부액수는 약 4,71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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