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지역 남성 2명 기소...정부 전복도
▶ 트럼프 낙선에 분노한 백인 우월주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낙선에 분노해 연방정부를 전복하고 새크라멘토 민주당 당사를 폭파하려고 모의한 베이지역 남성 2명이 기소됐다.
연방법무부는 새크라멘토 존 L. 버톤 민주당 본부 건물을 폭파하려 공모한 혐의로 이안 벤자민 로저스(45, 나파, 사진)와 제러드 코플랜드(37, 발레호)를 체포해 15일 기소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전인 지난 1월 새크라멘토 민주당 당사를 방화장치를 사용해 폭파하기로 하고 이를 준비했다. 또 1월 20일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 뒤 전쟁을 벌이자는 얘기를 나누고, 진보적 성향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정지시킨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공격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이들의 큰 구상은 로저스가 폭력적 행동에 나서면 다른 이들이 정부를 전복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비슷한 행동에 나서도록 자극하리라는 것이었다. 로저스에게는 또 불법 무기·폭발물 소지 혐의도 적용됐다. 수사관들은 지난 1월 그를 체포하면서 그의 집과 그가 운영하는 자동차 수리점에서 소총 등 총기 49정과 탄약 수천발, 파이프 폭탄 5개 등을 찾아냈다. 총기 중에는 독일 나치 부대가 제2차 세계대전 때 쓴 전자동 기관총의 복제품처럼 생긴 것도 있었다.
로저스는 백인 우월주의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문자 메시지에서 자신이 '국내 테러리스트'로 분류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로저스는 "45가 전쟁을 벌이길 바란다. 그가 하지 않으면 내가 할 것"이라고 쓰기도 했다. 45는 45대 대통령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백인의 특권은 모든 것을 능가한다"고 적힌 카드를 소지하고 있었다.
국내 테러 전문인 한 연방수사국(FBI) 요원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로저스의 메시지들은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실상 대선에서 이겼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전쟁을 벌여야 한다고 믿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코프랜드는 반정부 민병대의 도움으로 교묘하게 음모 증거를 파기해 당시 체포는 면할 수 있었으나 지난 14일 결국 체포돼 다음날인 15일 법정에 첫 출두했다.
로저스와 암호화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이런 테러를 공모한 코플랜드는 로저스에게 반정부 민병대 집단과 만나고 있다고 말했고, 실제 로저스가 체포된 뒤 이 민병대 집단 지도자와 만나 통신 내용을 지우라는 조언을 들은 뒤 그대로 했다. 검찰은 현재 구금 상태인 이들이 사회에 위협적인 존재라고 밝혔다.
이들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20년형과 25만달러 벌금형 등에 처해질 수 있다. 또, 로저스는 무기 관련 혐의로 최대 10년, 로저스는 증거인멸 혐의로 최대 20년형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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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