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곰팡이에 시애틀 가로수 죽어가고 있다

2021-07-1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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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껍질 벗기는 신종 ‘숯 검댕 병’ 최소한 46 그루 공격

시애틀의 일부 가로수들이 오랜 가뭄과 최근 이어진 땡볕 때문에 곰팡이가 급속하게 번지면서 소위 ‘숯 검댕 껍질 병’을 일으켜 고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정부 공원오락국의 수목전문가 니콜라스 존슨은 제퍼슨 파크 골프장 드라이빙 레인지의 주차장 가로수인 거목 단풍나무를 비롯해 최소한 46 그루의 시애틀 가로수가 껍질이 불에 탄 듯 벗겨져 고사했거나 죽어가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나무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존슨은 시애틀에서는 지난해 처음 나타난 이 곰팡이 병이 각종 단풍나무뿐 아니라 밤나무, 퍼시픽 덕우드 등 다양한 가로수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벌목 인부 등 관련 직종 종사자들이 이 곰팡이 포자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폐에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공원국 직원이 제퍼슨 골프장 나무를 벨 때도 호흡기와 방독복 등 장비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곰팡이가 나무의 도관 조직에 침투해 수분과 영양분을 탈취하면서 나무를 옥죄며 껍질을 벗겨버린다고 설명하고 곰팡이 포자를 조 단위로 발산시킨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로수가 환경상 산 속의 자연림보다 곰팡이 피해에 더 취약할 수 밖에 없다며 시애틀 내 다른 지역의 가로수들이 아직 눈에 띄지 않을 뿐 이미 포자에 오염됐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존슨은 숯 검댕 병이 시애틀에 침투하기 전에는 유럽에서만 문제됐다고 밝히고 원래 북미주 5대호 지역에서 처음 발생했지만 나무에 피해를 주지는 않았는데 1945년경 영국에 수출된 목재에 묻어간 곰팡이 포자가 영국은 물론 유럽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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