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호범 박사님, 하늘나라서 영면하세요”

2021-07-12 (월)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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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신호범 박사, 한인사회 추모식 성대히 거행돼

▶ 유가족, 브래드 오웬 등 200여명 참석해 ‘작별’ 인사

“신호범 박사님, 하늘나라서 영면하세요”
한인 이민자의 ‘성공 신화’를 쓴 뒤 지난 4월 향년 85세로 별세한 고(故) 신호범 박사의 한인사회 추모식이 지난 주말 성대하게 치러졌다.

지난 11일 오후 페더럴웨이 코앰TV에서 열린 한인사회 추모식은 그야말로 신 박사를 하늘나라고 떠나 보내는 슬픔과 신 박사가 남겼던 다양한 업적에 대한 감사, 그리고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게 살도록 축복을 전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이날 추모식에는 백인 부인인 다나 신씨가 곱게 한복을 차려 입고 참석한 가운데 생전 신 박사와 각별하게 지냈던 브래드 오웬 전 워싱턴주 부지사, 마르코 리아스ㆍ밥 하세가와 워싱턴주 상원의원 등 주류사회 정치인에다 이익환, 손창묵, 김형찬씨 등 올드타이머들도 추모식에 참석했다. 워싱턴주 한인 사회 단체 관계자 및 지도자 200여명이 참석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 인파가 모인 한인행사로 치러졌다.


한국의 재외동포재단과 김현욱 전 평통 수석부의장은 물론 워싱턴주내 주요 단체에서 30여개의 조화를 보내 신 박사를 보내는 슬픔을 함께 했다.

‘신호범 박사의 정치적 딸’이라고 표현한 이승영씨가 사회를 본 가운데 열린 이날 추모식에서 오웬 전 부지사와 마사 최 전 시애틀시의원, 마크 리아스 워싱턴주 상원의원, 임용근 전 오리건주 상원의원, 오준걸 전 시애틀한인회장, 클락 소렌슨 워싱턴대학(UW) 한국학센터장, 론 브라운 변호사 등이 신 박사와의 생전 인연을 나눴다.

임용근 전 의원은 “신 박사와 나는 1935년생이고, 둘 다 하우스 보이 출신으로 닮은 점이 너무 많은 형제였다”고 회고했다.

론 브라운 변호사는 “1992년 한국에 갔을 때 ‘특별한 분과 아침식사를 같이 하자’며 초대를 받았는데 바로 가택 연금중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 자택이었다”면서 “그때 신 박사님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 평화통일을 고민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신 박사가 정치인으로 활동했던 당시 보좌진으로 그를 도왔던 크리스 이씨와 데이빗 김, 짐 프리버그 등도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항상 희망과 미소, 그리고 유머로 주변 사람들을 대했던 신 박사를 회고했다.

이수잔 추모식 준비위원장은 “신 박사님은 우리 한인들에게 희망이었고, 한인 이민자들의 성공신화의 주인공으로 한인 정치인 육성에도 남다른 헌신을 하셨다”고 “이젠 하나님 옆에서 편히 쉬시길 기도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식에선 리사 조, 공은진, 오수경씨가 팀을 이뤄 카치니의 ‘아베마리아’와 ‘The Prayer’를 선사해 큰 박수를 받았다.

신 박사의 조카인 리나 신이 유가족을 대표해 참석자 및 한인사회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으로 이날 추모식은 막을 내렸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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