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리건주 등 100여명 사망, 가주 앤털롭 밸리 6.0지진
▶ ‘엘사’로 홍수 피해…뉴욕 지하철역 침수로 운행 중단
서부 지역에서 최근 폭염으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데 이어 지진이 이어졌고, 동부는 ‘엘사’ 폭우로 홍수 피해가 잇따르는 등 미국 대륙이 요동을 치고 있다.
지난 8일 캘리포니아주 앤털롭 밸리에서 규모 6.0 지진이 발생했고 여러 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께 네바다주 접경 지역인 캘리포니아주 앤털롭 밸리 워커 마을에서 규모 6.0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캘리포니아주 사우스 레익 타호에서 북서쪽으로 63㎞, 네바다주 스미스 밸리에서 북동쪽으로 33.6㎞ 떨어진 곳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7.5㎞다. 여진도 수십 차례 발생했다.
대부분 규모 2.5 안팎이었지만, 규모 5.2와 4.6을 포함해 규모 4.0 이상 여진도 6시간여 동안 9차례 일어났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지진에 따른 진동은 동쪽으로는 많은 사람이 캠핑과 하이킹을 즐기는 시에라로, 서쪽으로는 캘리포니아 농업지대 센트럴 밸리로 전달됐다. 250마일 떨어진 샌프란시스코나 라스베이거스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
당국은 아직 보고된 인명 피해나 큰 재산 피해는 없다고 밝혔으나 가게에서 물건이 파손되고 도로로 바위가 굴러떨어지는 모습이 목격됐다. 인근 주민에 따르면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뛰쳐나갔으며 인근에 있는 395번 도로에는 큰 바위들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바위가 굴러떨어지면서 몇 시간 동안 도로가 폐쇄됐으나 이후 복구됐다. 당국은 앞으로 며칠 동안은 여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 지역에 지진이 아주 드물지는 않지만, 이날 지진은 1994년 규모 6.1 지진이 일어난 이후로는 가장 큰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북서부 지역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오리건주, 워싱턴주 등지에서 이상 폭염이 이어지면서 100명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한편, 남부에 상륙해 인명 피해를 낸 열대성 폭풍 ‘엘사’가 뿌린 폭우로 뉴욕의 지하철역이 물바다로 변했다. 9일 뉴욕타임스(NYT)와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뉴욕시 일대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2~4인치의 비가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지하철과 고속도로, 공항 등 교통 시설에서 홍수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맨해튼 북쪽의 지하철역들의 피해가 컸다. 157번가 지하철역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시민들이 성인 허리 높이까지 차오른 물을 뚫고 지나가거나, 운행 중인 지하철 열차 위로 물이 쏟아지는 등 아찔한 장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졌다. 폭우로 인해 뉴욕 지하철 A라인 북쪽의 몇몇 역에서는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다. 뉴욕포스트는 이번 폭우에 대한 기사에서 “지하철을 타려고요? 구명보트를 꼭 챙겨가세요!”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브롱크스 주변 고속도로에서도 갑자기 불어난 물에 갇힌 운전자 10여명을 경찰이 트럭을 동원해 구조했다고 NYT가 전했다. 브롱크스를 포함한 뉴욕 시내 일부 도로가 폐쇄됐다. 뉴욕시뿐만 아니라 동북부 일대에 많은 비가 쏟아진 탓에 항공교통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보스턴과 뉴어크를 비롯한 동북부 주요 공항들에서 모두 318대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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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