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제약사 부적절한 관계 논란에 상급기관에 감사 요청
▶ “약효 불분명한데 승인했다” 비판론…뒤늦게 처방지침 변경하기도
식품의약국(FDA)이 지난달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애듀헬름'(Aduhelm)의 사용을 승인한 이후 끊임없는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약효가 불분명한 데도 승인이 났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FDA가 처방 지침을 변경한 데 이어 이번에는 승인 과정을 둘러싼 감사까지 자진해서 요청했다.
9일 AP통신에 따르면 재닛 우드콕 FDA 국장대행은 상급기관인 보건복지부의 감찰관실에 감사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승인 심사 때 애듀헬름 제조사인 바이오젠과 FDA 심사 직원들 간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는지를 살펴봐 달라는 취지다.
그는 "제조사와 심사 직원 간 발생한 상호 작용이 FDA의 정책과 절차에 부합하지 않는지를 판단하는 최선의 방법은 독립적 평가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앞서 미국의 한 보건전문 매체는 2019년 5월 면담 기록에 없는 회의가 열리는 등 바이오젠과 담당 직원들 간 비정상적으로 긴밀한 협력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감사 요청 소식이 알려진 이날 바이오젠 주가는 3.5% 급락했다. 바이오젠은 어떤 조사에도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애듀헬름은 FDA가 지난달 7일 사용 승인을 내준 이후 끝없는 논란의 대상이었다. 애듀헬름은 FDA가 18년 만에 승인한 알츠하이머병 신약으로, 병의 원인 자체를 치료하는 약으로선 첫 승인이기도 했다.
바이오젠은 애듀헬름 임상시험 2건을 진행하다가 약효가 나타나지 않자 2019년 시험을 중단했지만, 불과 몇 개월 후 추가 자료검토를 거쳐 약효를 확인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FDA 자문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FDA에 사용승인을 권고하지 않기로 했지만, FDA는 약효 확인을 위한 후속연구를 진행하라는 단서와 함께 사용을 승인했다. 이 승인에 반발해 FDA 자문위원 3명이 사임했다.
이런 와중에 FDA는 처방 지침에 '애듀헬름을 사용한 치료는 환자가 경도인지장애나 경도치매일 때 시작해야 한다'라는 내용을 추가했다. 초기이거나 후기인 상황에서 치료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효과성이나 안전성 데이터가 없다고도 적시했다.
소비자보호 단체인 '퍼블릭 시티즌'의 마이클 캐럼 대표는 "부적절한 협력의 징후가 우리에게는 작년 11월 이후 분명했다"며 몇 달 전 이뤄졌어야 할 감사 요청이 뒤늦게나마 이뤄진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환영했다.
그러나 감사 요청은 승인 결정 과정의 상호 작용에 관한 것이어서 이미 승인 받은 애듀헬름의 위상에 영향을 줄 수 없기 때문에 FDA가 주변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행동을 취한 것일 뿐이라는 비판 목소리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