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즈벡·타지크 미군 주둔 타진
▶ 러시아 “아프간 정세 예의주시”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한 철군하는 미국이 이후 상황 관리를 놓고 러시아와 중국이 포함된 복잡한 함수를 풀어야 하는 난제를 받아들게 됐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6일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일련의 접촉을 갖고, 미군 주둔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무장 반군 탈레반의 영향력 확대에 따라 내전 우려가 제기되는 아프가니스탄 상황을 군사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거점 확보 차원에서다. 미군을 도왔던 아프간 국민들의 신변 보호 역시 해결해야 하는 숙제다.
특히 탈레반은 미군 철수를 사실상 ‘승리’로 간주하고 아프간 정부를 대체할 새로운 체제로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어 상황이 심상치 않다.
뉴욕타임스는 미군 철수 이후 탈레반이 아프간 내에서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며, 무차별적 학살을 자행했던 이전과 달리 안정적으로 점령지를 관리하며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군 철군은 90% 완료된 상태로, 최대 군사 거점인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철수하며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주 아프간과 접경한 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 정부와 접촉했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역시 이와 별도로 타지키스탄 외교장관을 만나 주둔 문제를 논의했다.
우즈베키스탄은 2001년 9·11 테러 직후 또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 키르기스스탄과 함께 미군 주둔을 허용하고, 아프간 전쟁을 지원한 전례가 있다. 그러나 옛 소련에 속했던 이들 나라에선 여전히 러시아의 영향이 절대적인 데다,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 역시 높아 미국으로선 풀어야 할 실타래가 복잡한 게 사실이다.
중국 견제에 노골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중국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다. 국립 국방대학교 제프리 맨코프 연구원은 “미국의 아프간 철군 이후 중국과 러시아 모두 안보 공백 상황에서 자신들의 세력 확장을 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