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동전 한 닢
2021-06-28 (월)
이혜란 / 메릴랜드
조선 중기에 이원익이라는 성격 활달하고 나랏일을 먼저 생각하는 선비가 살고 있었다. 마침 그 해는 가뭄이 심해서 농사도 뜻대로 되지 않아 농민들이 걱정하고 있었다.
하루는 그가 지날 때 웬 어린아이가 동네 작은 연못에 동전을 빠뜨렸다며 울고 있었다. 이원익은 아이에게 그 동전을 찾아주겠다며 아이를 달래고, 동네사람들을 시켜 연못의 물을 퍼내게 하고 수고했다며 돈을 지불했다. 며칠 걸려 사람들이 물을 다 퍼낸 뒤에야 동전을 찾을 수 있었다.
그동안 너무 더러워 고기도 잘 살지 못했던 이 연못은 이제 깨끗한 곳이 되었다. 곁에서 지켜보던 하인이 “주인님, 동전 한 닢을 찾아내려 그 많은 돈을 쓰시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라고 하자 이원익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내 입장에서는 많은 돈이 주머니에서 나갔으나 그 돈은 누가 쓰든 우리 동네사람이 쓰고 또 조선 사람이 쓰는 것 아니냐. 이 어려운 시기에 결국 나라의 규모에서 생각하면 손해 보는 것이 아닌거지.”
하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 번 그의 인간됨에 탄복했다고 한다. 세월이 가고 비가 내리면서 연못은 서서히 채워져 갔고 그곳은 고기가 사는 깨끗하고 커다란 연못으로 변해 갔다.
지난 일년 반 동안 우리 모두가 코로나바이러스로 힘든 세월을 지나왔다. 그 사이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고 많은 이들이 직장을 잃고 우울한 날을 보내며 생필품 보조를 받으려 긴 줄을 선다. 지금 나라에서 국민들 손에 돈을 리베이트 해주며 도와주는 것도 나라 경제라는 큰 그림을 생각해서이다. 국민이 돈을 잘 소비해야 돈은 돌고 돌아 경제가 부흥하고 나라가 잘 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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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란 / 메릴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