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윗비 아일랜드 주민들, “시끄럽고 전깃불 밝아 못 살겠다”

2021-06-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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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잇따른 컨테이너선 정박에 골치

평소 밤하늘의 별과 고래의 물 뿜는 소리만 벗 삼을 만큼 고즈넉한 자연환경 속에 살던 윗비 아일랜드 주민들이 요즘 밤낮없이 울리는 소음과 전깃불 때문에 못 살겠다며 아우성이다.

뜬금없는 대형 컨테이너 선박들이 연안에 며칠씩 정박하며 24시간 엔진을 틀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북서부 항구연맹(NWSA)은 지난 5월 시애틀항과 타코마항에 작년 5월보다 38.4%가 늘어난 총 33만3,026개의 컨테이너가 수송돼 역대 5월 중 최고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들 항구의 수출입 컨테이너 물량은 2015년 이후 매년 20% 정도씩 늘어나고 있다고 NWSA는 덧붙였다.

시애틀항만청은 코비드-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온라인 쇼핑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수입상품을 선적한 컨테이너 화물선들이 쇄도하지만 시애틀항 터미널의 하역시설과 야적장, 화물열차 등이 턱없이 부족해 일부 컨테이너 화물선이 바다 위에서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평소 화물선 항로가 아닌 윗비 아일랜드의 홈스 하버 연안에도 대형 컨테이너 화물선이 한꺼번에 4척이나 정박하기도 한다. 해운사 측은 퓨짓 사운드 해상의 화물선 정박장 42곳 중 대형 선박(선체 1,200피트 이상)을 위한 수심이 깊은 곳은 12개이고 그 중 4개가 홈스 하버 연안에 소재한다며 다른 정박장들이 점유될 경우 홈스 하버로 갈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해운사 측은 컨테이너 선박의 엔진소음과 디젤유 악취, 불빛 등에 대한 연안주변 주민들의 불평을 이해하지만 선박의 냉동장치와 선원들의 생활설비 등을 위해 엔진가동을 중단할 수 없다며 갑판 위의 안전용 조명등을 제외한 모든 등불을 끄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태평양 상선협회는 이 같은 불편이 비정상적이며 일시적 현상이므로 주민들이 양해해주기 바란다며 컨테이너 선박들이 최고 40척까지 해상에서 닻을 내리고 대기하기 일쑤인 LA 등 캘리포니아 지역 항구들에 비하면 서북미 지역은 훨씬 양호한 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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