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UW 흑인경관 5명 인종차별 소송ⵈ800만달러 배상 요구

2021-06-23 (수)
크게 작게

▶ 백인 상사 및 동료들이 상습적으로 폄훼

UW 흑인경관 5명 인종차별 소송ⵈ800만달러 배상 요구
워싱턴대학교(UW) 캠퍼스경찰서의 흑인경관 5명이 백인 상사 및 동료경관들의 상투적 인종차별 언행을 이유로 800만달러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들은 21일 법원에 제출한 소송 통보서에서 지난 수년간 겪은 수십 건의 인종차별 사례를 열거했다.

한 여경은 자신의 락커 앞에 ‘원숭이야, 네 점심이다’라는 쪽지와 함께 바나나가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경관은 지난해 미네소타에서 백인경관에 피살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얘기하던 3명의 백인동료 경관들이 “그 검둥이는 죽어서 싸다”고 한 말을 어깨너머로 들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런 언행을 한 백인경관들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다만 “직장에 팽만한 인종차별 행위 때문에 견딜 수 없었으며 상사들이 이런 직장 풍토를 잘 알고 있었지만 시정하려 하지 않았고 오히려 스스로 인종차별 언행을 서슴지 않은 상사들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UW이 인종차별 행위에 강력 대응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시애틀이 대표적 진보도시 중 하나로 ‘흑인생명은 중요하다(BLM)’는 팻말이 시내 어디서든지 쉽게 눈에 띄지만 시애틀의 흑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7% 정도로 전국 대도시 가운데 분포율이 가장 낮고, UW의 흑인학생 비율은 인구비율보다도 더 낮은 3%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UW의 현재 등록학생 수는 5만명에 육박하며 캠퍼스경찰서는 순경 22명과 서장 등 간부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시애틀경찰국의 지휘를 받는 UW 캠퍼스경찰서는 구성원들이 인종, 견해, 경험, 경력 등에서 각기 달라 근본적으로 다양성을 갖추고 있다고 자랑해왔다.

UW 당국은 캠퍼스 경찰관 5명이 인종차별 소송을 제기했다는 말을 듣고 충격 받았다며 어느 누구도 이들의 불만을 사전에 감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빅터 볼타 대변인은 불만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학교당국에 진정할 수 있는 길이 항상 열려 있다고 지적하고 이들 경관이 불만을 진정했더라면 즉각 조사가 이뤄지고 관계자들에 대한 징계조치가 취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경관이 법원에 제출한 통보서는 소송을 정식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취해지는 법정절차이다.

학교당국은 60일 이내에 청구 금액을 지불하거나 협상을 통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 볼타 대변인은 우선 학교당국이 이 문제를 자체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