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찰관 거짓말 때문에 자살”ⵈ운전자 유가족 제소

2021-06-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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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벼운 접촉사고를 중상자 낸 사고로 호도

“경찰관 거짓말 때문에 자살”ⵈ운전자 유가족 제소
경미한 접촉사고를 낸 운전자가 이를 조사한 시애틀경찰관의 과장된 거짓말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자살했다며 유가족 측이 시정부를 상대로 피해보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18년 6월 독극물 주사로 자살한 포터 펠러(40)의 어머니 레니 토머스 등은 경찰관 매튜 커비(34)가 사고 조사과정에서 황당한 계략과 거짓말로 펠러의 자살을 촉발시켰다며 커비의 임용, 훈련 및 감독 책임자인 시정부를 상대로 지난 4일 킹 카운티법원에 제소했다.

소장에 따르면 펠러는 2018년 5월29일 캐피털 힐 지역에서 접촉사고를 냈지만 이를 모르고 현장을 떠났다. 커비 경관은 펠러 차량의 등록 주소인 친구 매기 팍스의 집에 찾아와 펠러가 충돌당한 차량 안에 있던 여인이 중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하다며 펠러의 행방을 캐물었다.


팍스가 펠러에게 전화로 이 사실을 알려주자 펠러는 자신이 부지부식 간에 행인을 치었을지도 모른다며 뺑소니 혐의로 감옥에 갈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그의 룸메이트인 에이미 마더로지안은 펠러가 닷새 후 혼합 독극물을 주입한 사체로 발견됐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어머니와 이들 두 친구의 소송 대리인인 그렉 마샬 변호사는 경찰관이 수사를 위해 계략과 거짓말을 할 수는 있지만 꼭 필요한 경우에만 허용해야 한다며 이를 남발하는 경찰국의 업무풍토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접촉사고를 당한 차량의 피해액이 수백달러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커비 경관은 경찰국 내사과정에서 자신이 팍스에게 한 거짓말은 펠러의 전화번호를 빨리 알아내기 위한 책략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그가 동료 경관에게 “거짓말을 했어. 재미있잖아!”라고 한 말이 그의 바디캠에 녹음돼 있었다. 커비는 이와 관련 6일간의 무급 정직처분을 받았다.

마샬 변호사는 이 사건을 보고받은 칼멘 베스트 당시 경찰국장이 “펠러가 커비 경관의 거짓말 때문에 자살했다는 것은 추측에 불과하다”며 자체조사를 축소시켰다고 주장하고 베스트 국장은 펠러의 유족이나 친구들 얘기를 한 번도 들어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마샬 변호사는 시정부 측에 400만달러의 피해 보상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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