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진보 도시’ 뉴욕, 중도 시장 나오나

2021-06-14 (월) 08: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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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안이 최대 쟁점” 경찰예산 삭감 주장한 진보 후보들 부진

‘진보 도시’ 뉴욕, 중도 시장 나오나

앤드류 양(왼쪽), 에릭 아담스 브루클린 보로장(오른쪽)

뉴욕시장 선거 레이스가 지난 12일 예비선거 사전투표 개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본선거는 오는 11월2일이지만, 오는 22일 민주·공화 양당 후보를 선출하는 예비선거가 본게임으로 받아들여진다.

진보 세력이 강한 뉴욕시에서는 민주당 예비선거 승자가 차기 시장을 거의 확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 집안싸움인 셈이지만, 올해 예비선거는 '진보 대 중도'의 대결로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 '뉴욕이 진보의 정체기에 접어들었나? 시장선거가 핵심 시험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1년 전까지만 해도 뉴욕에서 민주당 좌파 진영이 승승장구했으나, 최근 들어 정치적 에너지가 급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들어 급증한 총기폭력과 강력범죄가 그 배경으로 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급격히 나빠진 치안 문제가 최대 선거 쟁점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서 점점 더 많은 뉴욕시 유권자들이 투표할 때 '범죄와의 전쟁'을 가장 우선시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케이블방송 NY1과 입소스가 지난 7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유권자 46%가 "범죄와 치안이 차기 시장의 최고 우선순위"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4분의 3에 가까운 72%는 더 많은 경찰관을 거리에 배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맨하탄 타임스스퀘어를 포함한 시내 곳곳에서 총격이 벌어지는 등 작년보다 총기 범죄가 77% 증가하고, 지하철과 거리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겨냥한 폭력이 늘어난 것이 이런 여론에 힘을 보탰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치안과 경찰력 강화를 강조하는 중도성향 후보들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인권을 중시하면서 경찰 예산 삭감을 공약한 진보 성향 후보들이 부진한 모습이다.

22년간 뉴욕시경(NYPD)으로 치안 일선에서 활약한 에릭 애덤스 브루클린보로장이 막판 여론조사에서 1위로 치고나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 뒤를 추격하는 대만계 정치인 앤드루 양과 캐스린 가르시아 전 뉴욕시 위생국장 역시 중도 성향 민주당 후보로 분류된다. 이들 3명은 모두 경찰 예산 삭감에 반대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주의회와 연방의회 선거에서 좌파 성향 민주당 후보를 대거 밀어줬던 뉴욕의 이런 변화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퇴장 이후 유권자들이 정치보다는 팬데믹으로부터의 회복이라는 실질적 문제에 더욱 집중한 결과라고 NYT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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