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포틀랜드는 ‘갱 도시’ 총격사건으로 올해만 37명 사망

2021-06-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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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는 ‘갱 도시’ 총격사건으로 올해만 37명 사망
‘장미의 도시’로 불리는 포틀랜드가 장미꽃처럼 붉은 피의 도시로 전락해가고 있는 가운데 금년 들어 지금까지 37명이 총격 당해 숨졌다.

관계자들은 이런 추세라면 갱들이 창궐했던 1987년의 70명 피살 역대 최고기록을 올해 경신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포틀랜드 경찰은 피살자 37명 외에 140여명의 부상자를 낸 올해 470여건의 총격사건 중 절반 가량이 갱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테드 휠러 시장은 갱들이 타주에서 오는 범법자들에게 30일 내에 라이벌을 죽여주지 않으면 자기들이 죽을 것이라며 겁준다고 말했다.

총격사고 반대 운동가인 맷 헤네시 목사는 32년간 포틀랜드에서 살아왔지만 언제나 평화스러운 도시였다며 “요즘 포틀랜드는 우리가 모르는 포틀랜드”라고 강조했다.

헤네시 목사의 33세 양아들은 지난달 시내 한 주차장에서 총격을 받고 숨졌다.

갱 사건담당 서전트인 켄 두일리오는 시민들이 빈발하는 총격사건에 “겁먹고, 분노하고, 식상해한다”며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한 장기 폐쇄조치에 조지 플로이드 피살사건으로 촉발된 대규모 인권시위와 그에 수반된 경찰인원 축소 및 예산 삭감 등이 겹쳐 포틀랜드가 갱들의 난동으로 무법천지가 됐던 1990년대로 회귀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두일리오는 당시엔 총격현장에서 탄피를 20여개만 발견해도 경악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50~70발은 보통이고 150여발까지 난사되기도 한다며 그 때문에 최근 신문배달원, 우버 운전사, 시내버스 운전사 등 무고한 생명들이 희생됐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라이벌 갱끼리 대치해도 말로 티격태격할 틈도 없이 무조건 총부터 쏘고 본다고 덧붙였다.

갱 총격사건은 늘어나지만 포틀랜드 경찰국 인력은 지난 10년래 최저수준이다.


120여명이 지난 9개월 사이 옷을 벗었다.

날마다 되풀이되는 과격시위대 진압에 동원돼 최루가스를 마시는데 진력났다는 경관이 많았다.

척 로벨 경찰국장은 시정부에 경찰관 증원을 요청했지만 시의회는 오히려 경찰예산을 2,700만달러나 삭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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