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사단이 43년 전 매각, 아파트 신축 철거 예정
▶ 재매입 방안 다각도 추진

9일 대한인 국민회관에서 열린 흥사단 옛 단소 보존 방안 기자회견에서 홍명기(맨 오른쪽) 미주 도산 안창호기념사업회 총회장이 이 건물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남가주 독립운동과 젊은 지도자 양성의 산실이었던 흥사단 옛 단소 건물이 철거 위기에 놓이자 흥사단 단소 구입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이 건물을 다시 구입해 보존하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9일 미주 도산 안창호기념사업회(총회장 홍명기),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이사장 윤효신), 흥사단 미주위원부(위원장 서경원), LA 한인회(회장 제임스 안) 등이 주축이 된 흥사단 단소 구입추진위원회는 USC 인근 카탈리나 스트릿에 위치한 흥사단 옛 단소 건물이 개발회사에 매각되면서 신축 아파트가 들어설 계획이라며, 개발회사와 매입 및 이전, LA시에 사적지 지정 신청, 한국정부에 매입 요청 등 해결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191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창단된 흥사단은 그후 LA 다운타운에 단소 사무실을 개설하고 1915년 지금의 수도전력국 자리인 피게로아 스트릿 목층건물을 빌려 단소로 사용하며 안창호 선생과 가족이 거주했다. 1932년 흥사단은 현재의 카탈리나 스트릿으로 단소를 이전했고, 지난 1978년 지진으로 인한 피해와 누전 문제로 46년 동안 사용하던 건물을 결국 매각했다.
이후 지난 2019년 매물로 다시 나온 흥사단 옛 단소 건물을 중국계 미국인 개발회사인 트리파링크가 185만 달러에 매입하고 이 자리에 아파트를 신축하기 위해 현재 LA시로부터 철거 허가를 받은 상태다.
이에 대해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주도산안창호 기념사업회 홍명기 총회장은 “1956년 대학생일 때 흥사단 단소에서 한인 정체성과 뿌리 교육 세미나를 들었다”며 “한인들이 힘을 모아 독립운동의 산실이며 역사적으로 상징적인 흥사단 옛 단소를 지키고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30년 동안 한인사회 연구자료를 모으고 보존해온 USC 동아세아 도서관 전 관장 켄 클레인 박사는 “USC 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흥사단 관련 자료가 36점인데 그 중 15점이 흥사단 옛 단소 건물의 역사가 담겨 있다”며 “우리는 자료를 보존했지만 이 보다 역사적인 건물 보존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흥사단 단소 구입추진위원회는 흥사단 옛 단소 보존을 위해 ▲한국 정부에 매입 요청 ▲개발회사와 협의 새로 구입한 건물로 이전 보존 및 관리 ▲LA시 사적지 신청 및 지정으로 현 건물 보존 등 다각적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도산 안창호 선생 3남 랠프 안씨는 “카탈리나 스트릿 흥사단 단소는 한인들이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열정과 노력을 바친 생생한 장소”라며 “이들이 상해임시정부 수립했고 곧 지금의 대한민국의 기초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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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