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국일보가 창간 52주년을 맞았다. 반세기를 넘어 지난 52년 간 한국일보는 늘 깨어있고, 늘 앞서가는 언론으로서 미주 한인사회의 발전과 한인들의 권익 신장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으로 매일매일 정성을 다해 신문을 제작해왔음을 다시 한 번 되새긴다.
돌이켜보면 해외 한인사회 최고의 정론지 미주 한국일보의 역사는 미주 한인사회의 발전의 역사와 그 궤를 함께해왔다. 1969년 한인사회 최초의 일간지로 창립된 후 70~90년대 한인사회의 구심점이던 ‘버몬트 시대’를 시작으로, 1997~2016년까지 20여 년간 독자들과 함께 성장했던 ‘행콕팍 시대’를 거쳐 지금은 윌셔 한인타운 중심의 신사옥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다.
미주 한국일보는 이민의 땅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가는 한인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들을 제공함으로써 이민생활의 길잡이가 되고, 미국사회의 정치적 격동과 변화 속에 한인사회가 중심을 잡고 올바른 시각과 판단을 가질 수 있도록 선도하는 역할을 해왔다. 또 LA 폭동과 경기 침체 등 온갖 고난 속에서도 한인사회와 함께 울고 웃으며 동반자로서 전진을 계속해왔다.
지난 52년 간 미주 한인사회는 양적, 질적으로 폭발적 성장과 발전을 계속하며 한인 2세, 3세들이 한인사회와 주류사회 곳곳에서 동량의 역할을 하고 있을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미주 한국일보의 52년 역사는 바로 한인 커뮤니티의 태동에서부터 역경과 고난의 과정을 거쳐 오늘의 성장에 이르기까지 긴 세월 동안 한결같이 한인사회와 함께 해왔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리고 오늘, 미주 한인사회는 새로운 도전의 시대를 맞고 있다. 1년 넘게 지속돼온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들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꿨고, 눈부신 성장을 구가해왔던 경제적 토대를 흔드는 유례없는 고난의 날들을 견뎌야했다. 이제 백신의 성공적 보급과 함께 코로나19의 대유행을 극복하고 경제 정상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이다. 긴 터널 속 암흑기를 지나 움츠렸던 자세를 추스르고 단단히 중심을 잡아 새로 나아갈 길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중차대한 시기에 창간 52주년을 맞는 미주 한국일보는 다시 한 번 정론지로서 언론의 정도를 되새긴다. 팬데믹의 혼란 속에 혼탁하고 왜곡된 정보와 가짜뉴스들이 판을 치는 상황에서 정확히 중심을 잡고 한인사회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언론으로 더욱 굳건히 자리를 지켜야한다는 사명감을 새롭게 다잡는다. 바이러스처럼 퍼지는 거짓과 허구 속에 뒤섞여 있는 진실과 사실을 가려내고 찾아내는 일은 어려운 시기에 한층 더 시급하고도 엄중한 언론의 과제다
그런 가운데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것은 한국일보 창립자 백상 장기영 선생이 강조한 ‘춘추필법’의 정신이다. “연필을 뾰족하게 날카롭게 깎아서 기사를 쓰자. 붓끝에서 신경이 약동해야 한다.” 즉, 정정당당함과 불편부당은 시대와 환경이 바뀌어도 결코 달라질 수 없는 언론의 기본자세다. 미주 한국일보는 이제 고난과 역경을 뚫고 영광과 보람으로 지켜온 52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날카롭게 연필을 깎아 기사를 쓰겠다는 굳은 다짐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또 지난 1년은 팬데믹의 어려움 가운데서도 미주 한인사회가 역사상 처음으로 연방의회에 한인 하원들을 한꺼번에 4명이나 배출해 입성시키는 쾌거를 이루는 등 정치력 신장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중요한 분수령이었다. 이처럼 중요한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사회 내 코리안 아메리칸의 권익과 위상을 더욱 더 높이고 정치력 신장이 더욱 유의미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이 미주 한국일보가 커뮤니티 언론으로서 해야할 일이다.
창간 52주년을 맞으며 미주 한국일보는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언론의 사명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환경이 혼탁할수록 정도를 지키며 올곧게 진실을 보도하는 자세, 공정한 시각으로 올바른 여론을 주도하고 역할을 다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바로 ‘불편부당(不偏不黨) 정론직필(正論直筆)’이라는 언론의 사명을 다시 한 번 깊이 가슴에 새기고자 한다.
뜻깊은 창간기념일을 맞아 그동안 한인사회의 진정한 동반자로서 올곧은 역할과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한결같은 애정과 성원을 보내준 독자들과 광고주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미주 한인사회에 버팀목이 되고 한인사회의 신뢰를 받는 신문, 명실상부한 한인사회의, 한인사회를 위한 신문이 될 것을 다시 한 번 굳게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