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독교인 박해 심각, 핍박받는 교회 위해 삶 바치겠다”

2021-06-01 (화)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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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C 출신 20대 여성 ‘순교자를 위하여’ 단체 설립

▶ 오는 9월 워싱턴 DC서 대규모 가두 행진 계획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 25일 남가주 롱비치에서는 전에 보기 드문 가두시위가 열렸다. 이날 열린 가두 행진은 인종 차별 금지, 정치적 목적, 성 평등을 외치는 시위가 아니었다. 전 세계적으로 핍박받는 기독교인과 교회를 위한 시위로 오렌지카운티 출신 젊은 여성이 설립한 ‘순교자를 위하여’(For the Martyrs)란 비영리 단체가 주도했다.

이 단체 설립자 지아 차콘은 20세의 젊은 나이에 핍박받는 기독교인을 인생을 바치겠다는 결심을 내렸다. 20세가 되던 해 당시 비영리 단체 회원이었던 할머니와 이집트를 방문한 것이 그녀가 세상에 대해 눈을 다시 뜨게 된 계기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잘 알지 못했던 이집트 기독교인에 대한 사실을 접하게 됐고 그들에 대한 핍박이 심각하다는 것을 눈앞에서 보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믿음을 간직하기 위해 대담하게 살아가는 이집트 기독교인들을 보고 핍박받는 기독교인의 실상을 전 세계에 알려야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다. 차콘은 “나보다 어린 기독교인들이 믿음을 위해 목숨을 걸고 복음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삶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라며 “그 즉시 그리스도를 위해 내 삶을 바치겠다고 결심했다”라고 크리스천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에도 차콘은 남미, 중동 등지를 여행하면서 기독교인 난민들의 처참한 삶을 접하게 됐고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잔학행위에 충격을 받았다. 기독교인에 대한 핍박이 전 세계적인 위기라고 느낀 그녀는 24세가 되던 해 ‘꿈의 직장’을 포기하고 현재 단체인 ‘순교자를 위하여’를 설립했다. 2019년 설립된 단체는 난민과 핍박받는 기독교인들에게 식량과 의복, 교통수단을 제공하는 한편 복음 전달의 주요 수단인 성경 보급 사역을 펼치고 있다.

차콘은 “수많은 미국인들은 기독교인에 대한 핍박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병처럼 퍼지는 심각한 상황을 모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기독교인이 받는 핍박 상황을 알리는데도 주력하고 있으며 매주 200만 개가 넘는 반응을 받고 있다. 그녀가 이끄는 단체 ‘순교자를 위하여’는 기독교인에 대한 핍박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오는 9월 25일 워싱턴 D.C.에서 2차 대규모 가두 행진을 계획하고 있다.

기독교 박해 국가 감시단체 오픈도어스 USA에 따르면 지난 한 해에만 세계적으로 약 3억 4,000만 명의 기독교인이 핍박과 차별을 당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중 약 4,761명은 기독교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살해됐고 약 4,488개에 달하는 교회는 테러 공격을 받는 등 심각한 핍박에 시달리고 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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